KBO리그 역대 7번째 100볼넷-100득점 달성
타자 부문 WAR 1위 등 MVP 받아도 손색 없어
LG 홍창기의 2021시즌은 묵묵히 눈에 띄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화려함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홍창기는 142경기에 나와 타율 0.329 4홈런 51타점 2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단순 지표만 봤을 때 1번 타자형 유형이라 할 수 있으며 장타력만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시절 전성기 추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홍창기는 LG의 1번 타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활약으로 코칭 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통적인 관념에서 1번 타자라 함은 많은 안타 또는 출루 능력을 가져야 하며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히 홍창기는 3할 대 타율과 4할 중반의 출루율, 23개의 도루로 해당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있다.
홍창기는 이를 뛰어넘어 KBO리그에서 단 6명만이 해냈던 ‘100득점-100볼넷’ 기록까지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즉, ‘눈 야구’를 바탕으로 한 출루 능력이 뛰어났고 루상에 나갔다가 집(홈)으로 돌아온 횟수 또한 많았다는 뜻으로 팀의 득점 생산력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홍창기에 앞서 100득점-100볼넷 기록을 달성한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이 기록을 만들어냈던 선수들은 1992년 장종훈, 이승엽(1999년, 2003년), 2003년 심정수, 2015년 테임즈와 김현수 등이다. 이들 중 무려 4명이 그해 MVP였고 6차례 모두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따라서 홍창기의 올 시즌은 MVP를 논하기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창기는 올 시즌 6.93의 WAR(스탯티즈 기준)를 기록, 리그 전체 타자들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MVP 투표에서는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을 기록한 두산 투수 미란다(7.07 WAR)에게 표가 쏠릴 가능성이 높지만 홍창기가 수상자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홍창기의 소속팀 LG는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곧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그가 선보인 무시무시한 출루 능력과 득점 생산력이 LG의 가을을 어디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