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내릴까…野 경선 주자들 선택에 쏠리는 눈

'단일화론', 후보 부인에도 지속 제기

후보 본인·캠프 기류 엇박자 감지도

'명분 및 시너지 효과 부족' 목소리도

경선 국면 속 막판 결단 나올 가능성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4인의 후보 간 단일화 작업을 통한 합종연횡 시나리오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현재의 최종 경선 구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단 3~4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향후 추세에 따라 막바지 경선 분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치닫게 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따라서 양강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 카드'가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카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경선 이후의 정치적 공간 확보가 필요한 후발 주자들 입장에서 최종 경선 투표 돌입 이전 전격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반윤(反尹) 전선'을 고리로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맞서 윤 전 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힘을 합쳐 결과적으로 윤 전총장과 홍 의원의 1대1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선제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4인의 후보 모두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표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구체적인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정치권 안팎에 돌자 양 후보 모두 "지라시일 뿐"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각 후보 캠프 일각에서는 지지부진한 단일화 논의 사항에 답답함을 느끼는 기류도 감지된다. 일부 후보의 핵심 참모들은 공식적으로 단일화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후보 본인에게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후보 캠프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록 양강 후보에 뒤쳐진 상황이지만 각종 설화 논란이 벌어지며 흔들린 상위권 지지율을 후발 주자 캠프에서 흡수하며 '지금이 오히려 단일화 결단을 내릴 절호의 타이밍'이란 공감대가 캠프 실세들 사이에서 확산되기도 했다"며 "단 후보 본인이 특별한 의중을 내비치지 않아 공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전했다.

후보의 지지율이 뒤쳐져 있을 때보다, 오히려 어느 정도 상승 기류를 탔을 때 '단일화 카드'를 매개로 얻어낼 수 있는 정치적 지분이 늘어난다는 관측 하에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대선 후보 캠프 관계자도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 입장에서는 경선 이후 정계 은퇴를 할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대선 이후의 정치적 입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전격적인 결단의 몫은 후보 본인에게 있지만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언급했다.

일각에선 최종 경선에 진출한 4인의 후보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만큼, 단일화 과정 자체보다 단일화 이후의 시너지부터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자의 공약이 어느 하나 뚜렷하게 궤를 같이 하는 바 없이 접점을 찾기 어렵기에, 물리적 단일화가 자칫 '화학적 결합의 부재'로 인해 되레 마이너스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국민의힘의 전체적인 스펙트럼이 넓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으나, 각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의 정치적 스탠스가 판이해 향후 선출될 최종 후보가 타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품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는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단 야권 전체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를 향한 열망이 큰 만큼, 본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막판 반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한다.

한 캠프 관계자는 "보수 진영 입장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라는 프레이즈가 불분명했던 지난 대선과 비교해 이번 대선에선 어떻게든 정권을 심판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캠프의 사사로운 실리를 따지기 보다 하나의 명확한 대의 아래 어떤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모르는 국면"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