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직장 내 괴롭힘’ 극단적 선택 이후 조직체계 개편 예고
‘C레벨’ 없이 수평 문화 도입 전망…“여러 방안 두고 검토 중”
올해 ‘직장 내 괴롭힘’ ‘플랫폼 갑질’ 등 여러 사회적 이슈로 홍역을 치른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거론되자 회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연말까지 발표하기로 예고했던 네이버의 새로운 리더십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새로운 조직체계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영 쇄신에 대한 여러 방안을 두고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CEO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한 대표가 CEO직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새 리더십은 여러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공식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물러나고 새로운 대표로 교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지난 6월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통해 “더 젊고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서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이후 6월 조직체계와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당시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네이버 이사회는 현재의 CXO 체제가 회사의 지속적 성장과 혁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실제로도 획기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지만, 급성장의 결과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는 속도가 지금의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이사회는 그 동안 경영진들이 네이버의 미래에 걸맞는 새로운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위해 다양한 안을 이미 검토해 오고 있던 점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네이버의 미래를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문화와 리더십을 만들어가는 일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했었다.
현장에서 혁신과 소통이 더 빠르고 활발해지는 조직으로 네이버를 바꿔 나가자는 취지다. 한성숙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도 이사회의 이 같은 제안에 공감하고 새로운 조직체계와 문화, 리더십을 만들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그동안 한성숙 대표를 비롯해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등 4명의 CXO 체제로 운영돼왔다.
직원 A씨 사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최인혁 COO는 6월 도의적임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더십 개편 이후 네이버의 C레벨 제도가 사라지고 보다 수평적인 의사소통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