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맞수토론
정책 토론 집중해 호평
22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2차 맞수토론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홍준표 의원이 맞붙었다. 두 후보는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정책토론에 집중하며 토론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원 전 지사와 홍 의원은 대통령이 갖춰야 할 ‘도덕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맹공을 가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 등용에 대해 ‘패거리 인사’라고 비난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각자 좋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홍 의원은 대통령 인사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능력과 도덕성, 가족·교우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 말에 동의한다며 “대통령은 사람을 잘 쓰고, 인사를 어떤 시스템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 끼리끼리 패거리 인사를 하는 게 아니라, 집권여당·국민과 함께 투명하게 인재를 둥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지사의 ‘대통령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는 무엇보다 도덕성이 중요한 기준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도덕성 측면에서는 대선 후보 중 이재명 후보만큼 도덕성 없는 사람은 저는 처음 본다”고 직격했다.
앞서 원 전 지사는 모두발언에서부터 이재명 후보를 향해 “대통령 정말 잘 뽑아야겠다는 걸 모든 국민이 절감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인 이 후보를 내세웠다. 부끄럽지 않은가보다”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홍 의원은 자신의 도덕성을 강조하며 “정치를 26년 하면서 온갖 검증을 다 받았지 않느냐. 이때까지 큰일 없는 것 보면 저는 브라이버리 스캔들(뇌물수수)은 없는 셈이 됐다. 가족 문제 있어서도 방계 가족 중에는 잘못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직계가족은 바르게 살아왔다”고 자신했다.
원 전 지사는 “홍 후보가 말한 개인의 부패가 없어야 하고, 가족과 측근, 선거공신, 지연·학연·혈연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도덕성의 기본”이라며 “이것이 자신 없으면 대선 출마 자체를 하면 안되고, 저는 자신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서 능력 또한 도덕성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진짜 인재를 알아보고 패거리 인사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능력이 없으면 대통령 개인이 아무리 깨끗해도 국민이 믿어주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박정희 평가...元 “용인술 전설” 洪 “과학계 가장 중시”
두 후보는 이어 통치철학에 대한 토론을 벌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아직 박정희 향수를 잊지 못하는 ‘영남’ 표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원 전 지사는 “사조직에 휘둘리지 않고 국가 위해서 최상의 인재조직을 내세울 수 있는 대통령이 최고의 대통령”이라며 “그런 면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기본 식견과 함께 용인술의 전설이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의원은 전날 궤도 안착에 실패한 누리호 발사와 관련 ‘현재 대통령이라면 과학계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겠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대통령 중 과학계를 가장 중요시한 사람이 박정희”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자주국방을 내세우고 국방과학연구소를 (대전) 유성에 두어 자주국방의 열린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 이후 과학자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과학민국’을 다시 외쳐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 등 정책 토론 한판
저출산·고령화 정책 토론은 건설적이었다. 홍 의원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고령화다. 저출산 대책으로 15년간 225조원을 썼다고 하는데 지금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꼴찌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나라가 취한 정책이 제대로 맞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령화가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다. 대통령 임기에 닥쳐올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노인복지청을 새로 설립하고 소득 안정을 위한 임금피크제, 정년연장 등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전 지사는 “저출산 대책으로 간접 지원이 많은데 효과가 없었다”며 “대출금이나 임대아파트 등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인기를 끌기 위해 (정책으로) 경쟁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은 치열한데 저성장인 시대에 아이를 낳으려면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 문제와 관련해선 “은퇴 후 소득이 있을 수 있게 일거리를 주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부서를 설립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