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석 국회 국토위 경기도 국감
고성·삿대질 오가고, 개 인형도 등장
"대통령 될 분" "눈이 삐딱" 등 발언도
李 "왜곡됐던 많은 사실들 교정" 소감
2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선 고성과 삿대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다양한 말들이 쏟아졌다.
단연 화제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지사의 답변 시간이 너무 길다고 항의하자, 이헌승 국토위원장 대신 국감 진행을 맡은 여당 간사 조 의원(감사반장)은 "1분도 안됐는데 끼어들고 난리냐. 지금 기술적으로 하고 있다"며 초시계를 들어보였다. 장내 소란이 계속되자 조 의원은 야당을 향해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똑바로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조 의원이 손가락을 사용하며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제지하자,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손가락질 하지마라"며 발끈했다. 그러자 조 의원도 참지 않고 "그럼 발가락질 할까"라며 맞받아쳤다. 검사 출신인 조 의원은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與 문정복 "이 지사께서 대통령이 될 건데"…이재명, 고개 '끄덕끄덕'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의 답변 방식과 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클레오파트라 코'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 지사께서는 '(100%) 공공개발을 하려고 했는데 국민의힘 때문에 못했다'고 하거나, 늘 '몰랐다', 아니면 '만약에 무엇이라면' 식으로 말하는데, 가정해서 말하지 말라"며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만 낮았더라면,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고 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에게 질의하면서 과도하게 편드는 태도로 빈축을 샀다. 문 의원은 "현재 도시개발법에는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내용이 어디에도 없다"며 "이 지사께서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 국민의 뜨거운 감자로 자리매김한 도시개발사업 제도정비를 어떻게 할 건지 의견을 듣고 싶다"고 했다. 문 의원이 '대통령'이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고개를 끄덕끄덕 했고,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에선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문 의원의 질의에 이 지사는 "원천적으로 불로소득 개발이익을 없애도록 하는 제도를 신속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양 가면' 쓴 '대똥이' 등장, 국감 일시 중단…李 "아, 양두구육? 허허허"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양의 가면을 쓴 강아지 인형(양두구육·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을 국감장에 들고 왔다가 국감이 일시 중지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송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겨냥해 '대똥이'로 이름 붙인 인형을 들고 나왔다. 이 지사는 주변에 "저게(인형) 뭐냐"고 물은 뒤 "아, 양두구육?"이라며 "허허허" 웃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장 내려라"며 거세게 항의했고, 조 의원은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을 가져오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송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조 의원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송 의원이 인형을 치우면서 약 15분 만에 국감은 재개됐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국토위 국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가짜뉴스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선동 때문에 왜곡됐던 많은 사실들이 제대로 많이 교정된 것 같다"며 "결국 국민의힘과 토건비리 세력의 연합으로 공공개발을 막고, 민영개발은 실패했지만 민관공동사업을 통해 민간이 갖게 된 30~40%의 이익을 나눠가진 사실상의 커넥션이라는 게 밝혀졌다"고 했다.
이 지사는 지사직 사퇴 시기에 대해선 "공직자의 공직이라는 것은 함부로 버리고 또 함부로 던질 수 있는 가벼운 것이 아니라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당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사퇴하고 후보로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계속 전해오는데, 도민께 설명드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