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국정감사 과정에서 양(羊)의 탈을 쓴 개 인형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벌인 끝에 국감이 일시 중지됐다.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책상에 양의 탈을 씌운 개 인형을 올려놓고 발언을 시작했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8일 국토위 국감에서도 같은 인형을 들고나와 이 지사를 비판한 바 있다.
송 의원은 당시 국감에 출석한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에게 개 인형을 소개하며 "제가 대장동 부근에서 데려온 얘가 원래 본명이 대동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걸 먹고 다녀서 구린내를 풍겨서 대똥이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양의 탈을 씌운 것과 관련해 겉과 속이 다름을 일컫는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의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송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도 이 지사를 비판하기 위해 해당 인형을 꺼내 들었지만, 여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국토위원장을 대행한 국토위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간사 간 합의로 회의장 내에 국감 분위기를 방해할 수 있는 피켓이나 물건 안 가지고 오기로 했다"며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송 의원이 인형을 제거하지 않자 조 반장은 국감 중지를 선포했다. 10여 분 후 재개된 국감에서 송 의원은 해당 인형을 제거했다.
이 지사는 송 의원 질의 과정에서 해당 인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 질의자였던 김윤덕 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비꼬았다.
이 지사는 "아까 송 의원께서 재미있는 인형을 보여주셨는데 저는 사실 민주당 의원들께서 왜 항의하셨는지 조금 이해가 안 된다"며 "(야당 의원들이) 본인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양의 탈을 쓴 이리, 양두구육이 바로 당시 민간개발을 극렬히 막고는 이제 와서 '공공개발을 왜 안 했느냐' '(개발이익) 100% 환수를 왜 안했느냐'며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말하는 (국민의힘) 본인들 이야기를 보여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