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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위드 코로나에 ‘미소’-유가·환율 상승에 ‘우려’


입력 2021.10.18 12:35 수정 2021.10.18 12:36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백신 접종률 증가에 방역 정책 전환으로 수요 증대 기대감 ‘업’

항공유 1년전보다 2배 이상↑...달러 강세에 비용 증가 불가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사들의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어 온 항공업계가 백신 접종률 향상과 함께 내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정부 방역 정책 전환으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또 사이판에 이어 싱가포르와의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로 국제선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정책 전환에 맞춰 조금씩 국제선 운항 재개 채비를 갖추고 있지만 유가와 환율이 상승세여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 만만치 않은 장애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내달 하와이, 아시아나항공이 12월 괌 노선 운항 재개를 추진하고 있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중국과 태국 등 아시아 지역 노선 재운항 허가를 국토부에 신청하는 등 연내 운항 재개를 목표로 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백신 접종 완료율 증가와 함께 내달부터 정부의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해외 여행 심리가 회복되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국내 백신 접종 완료율은 64.6%(5134만9116명 중 3316만6098명)으로 만18세 이상 성인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은 75%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미 내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체계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사이판에 이어 내달부터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상태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격리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늘면서 해외 여행 심리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연말까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의 사이판 노선 예약 고객은 1000여명을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최근들어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제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4.56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111.2% 상승했다. 1년 새 2배가 오른 것으로 1주 전보다는 5.8%,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7.5% 각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저유가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항공사들은 고정비인 연료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유가에 따라 적용되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상승하면서 항공권 가격 인상 폭도 커지면서 국제선 여객 수요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을 대비해 저유가때 항공유를 미리 구매하는 항공유 헷지와 유가 선도계약 등 안전장치를 통해 변동 위험성을 줄이고는 있지만 고유가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 비용 증가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에 운송되는 화물이 탑재되고 있다.(자료사진)ⓒ티웨이항공

여기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항공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실정이다. 항공기 리스(대여)와 항공유 등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은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1082.1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장중 한때 1200원을 넘기기도 했다. 현재 118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56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재무제표상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19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하면 185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사들이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며 노선 운항을 재개했음에도 수요 증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비용은 크게 증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배제할수 없는 현실이다.


IATA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여객 전망치는 지난 2019년 대비 88%로 내후년인 2023년에야 105%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사라져도 항공 여객 수요가 당장 내년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가와 환율 상승은 현재 여객을 대체하고 있는 화물 사업의 수익성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어 항공사들로서는 이래저래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관건은 회복 속도”라며 “그동안 해외 여행에 대한 억눌린 심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해외 여행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보다는 각국의 방역 상황에 맞춰 보다 면밀한 맞춤형 노선 운항 재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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