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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에도 '反오커스' 설파…아시아 회의서 '반미규합'


입력 2021.10.14 04:31 수정 2021.10.14 11:03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아시아 교류 회의'서 "새로운 군비 경쟁 유발"

왕이 외교부장 "분쟁의 소그룹 만들지 말아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9월 1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중국이 미국·영국·호주 3국의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 출범에 반발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반미(反美)규합을 촉구했다. 미중 갈등 속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에서 "오커스의 핵잠수함 협력 계획은 핵확산 위험을 초래하고 새로운 군비 경쟁을 유발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칠 것"이라며 "동남아 비핵지대 건설을 파괴하며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돌아가게 하는 등 많은 위해 요소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왕 부장은 회의 참석국을 향해 "우리는 오커스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본질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지역 국가의 공동 의사에 위배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어떠한 시도도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오커스 반대에 나서달라는 노골적 압박인 셈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이충면 외교부 국제안보대사가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왕 부장은 "평등한 대우, 상호 존중, 내정 불간섭 등의 협력 이념을 지속해서 추구해야 한다"며 "대화로 의견 차이를 메우고 협상으로 분쟁을 해결하며 안전과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해 지역의 장기적인 안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오커스 출범과 中반발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 미국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안보‧군사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와 미국·일본·인도·호주로 이뤄진 4자 협력체인 '쿼드(Quad)'에 이어 오커스까지 띄우면서 중국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오커스는 호주, 영국, 미국 국가명을 순서대로 따서 만들어진 안보동맹으로,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안보,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이 호주 해군에 핵추진 잠수함 전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기로 한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파격으로 평가됐다.


이에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1일 유엔총회에서 "소그룹과 제로섬(zero sum) 게임을 지양해야 한다"며 오커스를 비판했다. 자오리젠 중국외교부 대변인도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왕 부장은 지난 11일 세르비아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결성 60주년 기념 고위급 회의에서 "우리는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유엔의 위상과 역할을 수호하며 냉전 사고를 버리고 이념과 지정학적 분쟁의 소그룹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의 후보 주임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호주의 핵잠수함 보유는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호주가 몇년 내에 핵잠수함을 보유하지는 못 하겠지만 이는 무기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오커스 출범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 '잠수함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한국은 지난달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잠수함 발사에 성공했고, 북한은 지난 1월 핵잠수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4척의 094A형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s), 6척의 093형 핵추진 공격잠수함(SSNs), 50척의 디젤 공격 잠수함을 가동 중이다. 또 095형과 096형 핵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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