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1년 새 3.0% 올라
국제유가 상승 등 4분기 악재 여전
연간 관리목표 2.0% 초과 확실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지수가 3.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연간 물가관리목표치인 2.0%를 뛰어넘는 수치다. 4분기 물가변동에 따라 올해 물가상승률이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0월 105.61(2015=100)에서 지난 9월 108.81로 3.2p 상승했다. 1년 사이 3.0% 늘어난 것이다.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106.20)과 비교해도 2.61p(2.5%) 오르며 6개월 연속 2.0%를 웃도는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6% 증가해 2012년 1분기(3%) 이후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물가상승은 기저효과 완화로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던 기획재정부 전망을 완전히 벗어난 결과다.
전년 대비 농·축·수산물 가격은 7월 9.6%에 이어 8월에 7.8% 올랐고 9월에도 3.7% 상승했다. 특히 달걀 등 일부 상품은 1년 내내 두 자릿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우유,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도 8월부터 연이어 올랐다. 1년 전보다 국수 가격은 19.2% 뛰었다.
물가상승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와 환율, 개인 서비스 가격 상승 등 물가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직전 거래일보다 1.47%(1.17달러) 오른 배럴당 80.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0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유럽지역 수급 차질 등으로 최근 천연가스 가격마저 급등하며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환율도 물가 인상 요인이다. 12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99.40원으로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 경우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환율이 1200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4분기 물가 전망이 어두운 것은 물론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유가 인상으로 공공요금도 덩달아 오르는 상황이다. 이미 이달부터 오른 전기요금과 함께 가스요금도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물가상승을 우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등 에너지부처에서는 요금 인상 없이 버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시중 자금이 늘어나는 것도 물가에는 악재다. 농·축·수산물과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국민지원금(5차 재난지원금) 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도 4분기 물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일부 둔화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4차 유행 이후 소비심리 반등으로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전기료 인상, 우유 원료인 원유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불안 등 물가 상승 요인이 많다”고 전망했다.
이억원 기재부 1차관 또한 지난 8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10월 소비자물가는 9월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국제유가 상승, 전 세계 공급망 차질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고 불확실성이 높아 4분기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