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지역 경기회복 모멘텀 평가
최근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를 견인했던 G2(미·중)경제의 회복흐름이 최근 주춤한 반면, 유로지역 경제의 회복은 빨라지는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유럽의 GDP가 오는 4분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유로지역 경기회복 모멘텀의 평가’에 따르면 향후 유로지역은 소비회복 가속화, 인프라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기존 전망을 상회하는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유로지역 전반적으로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회복흐름이 빨라지는 가운데, 4분기와 내년 회복 모멘텀을 좌우할 ▲경제활동 재개(reopening) ▲EU경제회복기금 ▲공급병목 영향을 점검함으로써 향후 성장흐름을 가늠했다.
현재 유로 지역은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회복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취업자수·근로시간 등 고용상황도 크게 개선됐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1분기 -2.1%에서 2분기 3.7%로 증가했으며, 도소매·음식숙박·문화예술 분야의 성장률은 같은기간 -1.1%에서 5.0%로 올랐다.
그러나 원자재 공급차질, 운임상승 등이 장기화됨에 따라 제조업 비중이 높은 독일 등의 생산・수출 회복세가 다소 제약된 상황이다. 회복 양상 차별화도 보이고 있다. 델타변이가 크게 확산된 스페인과 그렇지 않은 이탈리아의 회복세가 크게 엇갈렸으며, 제조업 중심의 독일은 공급차질의 영향으로 2분기 성장률이 역내 평균(2.2%)을 하회하는 1.6%로 집계됐다.
회복모멘텀을 점검한 결과 유로지역의 향후 회복 흐름은 ▲경제활동 재개 ▲대규모 재정지출(경제회복기금)에 힘입은 소비·투자의 회복속도 ▲해당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급병목 해소속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은은 주요국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라 견실한 소득 및 고용요건을 바탕으로 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한 소비회복이 유로지역의 성장세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회복도 역내 관광 활성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대면서비스 부문이 유로지역 소비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7200억 규모의 유로의 경제회복기금의 집행이 시작되면서 투자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U집행위에 따르면 이에 따른 성장 제고 효과는 올해 0.7%p, 내년 1.1%p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단 반도체·물류차질 등 병목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유가・천연가스가격 등 에너지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당분간 경기회복 속도를 늦추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측은 “유럽 역내 GDP는 4분기 중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내년에는 병목현상도 점차 해소됨에 따라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유로지역의 견조한 성장 흐름은 당분간 글로벌 경기회복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지역 팬데믹 이전 GDP회복시점 전망을 내년 2분기(3월)에서 내년 1분기(6월)로 앞당긴 바 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올해 4분기로 예측시점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