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구속' 악재에도 최고 득표율
남은 표 중 1/3만 가져가도 이재명 확정
이낙연, 대장동 비판 수위 높였지만 역부족
'형수 욕설' 차량 등장에 한때 대치
9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60%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1~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를 포함해 지역 순회 경선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구속되는 등 대장동 의혹 속에서 민주당의 당심은 ‘이재명 지키기’를 선택한 셈이다.
이날 민주당 경기지역 경선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59.29%(5만6,820표)를 기록했고 누적 득표율은 55.29%로 55%를 넘어섰다. 이재명 후보는 10일 서울지역과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개표될 약 30만 표 중 3분의 1 정도만 얻어도 본선 직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견 발표에 나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대신 ‘보수언론의 이재명 죽이기’와 ‘친일 기득권 청산’ 프레임을 적극 가동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일부 보수언론이 명운을 걸고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그럴수록 죽지 않기 위해 한 톨 먼지조차 경계하며 공직자의 사명을 다해왔던 저 이재명의 청렴성과 실력, 그리고 실적만 더 드러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이라며 “일제 강점과 비극적 분단을 악용해 부당한 기득권을 누려온 부패세력의 귀환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대장동 의혹을 띄우며 이재명 후보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는 “불행하게도, 여야는 모두 부정부패 문제를 그대로 떠안고 대선에 임하려 하고 있다”며 “지금 상황을 방치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반칙과 특권, 부정과 비리가 승리하는 세상을 물려주게 된다”고 꼬집었다. “검경의 수사 의지가 충분히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정 능력이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증명해 달라. 그 어떤 불안과 위기도 정의로 이긴다는 것을 증명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경선에 변수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이낙연 후보의 득표율은 30.39%에 그치며 다른 지역 경선과 비교해 저조했다.
이낙연 측 “탐욕에 어두워 진실 외면”…경선 후유증 예고
하지만 대장동 의혹을 두고 내부 반목이 커지면서 경선 끝난 이후에도 논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 보수진영 유튜버는 경선이 열렸던 수원컨벤션센터 앞에 방송용 트럭을 이용해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을 중계하며 특검을 촉구했는데, 이낙연 후보 지지층 일부는 “특검하라”며 동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 지지층의 반발로 한때 대치 상황이 벌어졌음은 물론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이낙연TV’에 출연한 설훈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비틀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안 보려고 하고 탐욕에 눈이 어두워 눈을 감고 듣지 않으려고 한다”며 “10일 (결과가) 우리가 말하는 대로 안 된다고 하더라도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송영길 대표는 이날 경선 인사말에서 “누구는 절대 안 된다는 사고는 민주주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자신의 후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정이 되면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본 경선 마지막인 서울지역 순회경선 및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공개한다. 이변이 없는 한 이재명 후보의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 이재명 후보 측은 내심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득표율인 57%를 뛰어 넘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