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9조 '빚투'…깡통계좌 속출
화천대유, 3년 간 577억 배당수익
요즘 주요 언론의 정치면이 '화천대유'로 떠들썩할 때, 경제면은 MZ(밀레니얼+Z)세대의 '빚투(빚내서 투자)' 우려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어딜가나 불로소득이 주요 기삿거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중에선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투기주도 성장'이라는 씁쓸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화천대유와 빚투는 투자주체와 대상, 결과가 다르다는 점에서 '공정성'의 문제도 건드린다. 정부의 책임이 가볍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MZ세대는 전반기에만 증권사에 39조원을 빌렸다고 한다. 업계는 지난해 MZ세대가 빌린 57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빌린 만큼 수익을 거뒀다면 '해피엔딩'이겠지만 현실은 잔혹하다. 최근 사흘 동안에만 반대매매로 790억원이 공중분해 됐다. 현재 글로벌 증시의 상황을 보면 '전략적 선택'이 아닌 '절박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유동성이 축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모험수'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의 경제적 여건은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4명가량이 생활비를 부모에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년층보다 경제적 자립도가 떨어진다. 60세 이상 중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비중은 58%나 된다. 3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 이후 8월까지 1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본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MZ세대의 투자 의존증에 대해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 원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노동 수입으로 자산을 축적할 수 없는 상황이 '빚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5~29세의 연간임금은 평균 3236만원이다. 그런데 올해 8월 경기도 아파트에 평균 매매가격은 5억8652만원이다. 봉급을 안쓰고 모아도 집을 사려면 20년 가까이 걸린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노동 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MZ세대가 빚더비에 앉을 때, 화천대유는 출자금 5000만원으로 3년 간 577억원의 배당수익금을 챙겼다. 화천대유 주요관계자는 586세대,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성균관대 84학번이고, 자회사 '천하동인'의 주요 멤버들도 모두 성균관대 동문으로 확인된 상황이다.
MZ세대들 사이에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로 태어났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는 결코 가볍지 않다. 평균임금 3236만원에 빚투를 끌어다 투자해도 50억을 모으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MZ세대는 앞으로도 기회의 장에서 배재될 가능성이 크다. 가계빚 뿐만 아니라 국가빚도 짊어져야 한다. 현재 국가채무는 1000조원이 넘는다. 문재인 정부들어 5년 간 늘어난 국가채무만 408조원 수준이다. 정부는 MZ세대가 자신들에게 등을 돌리는 데 공정성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