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이어 우리은행도 수수료 ‘0’원
2분기 평균 수익률 은행 4.8%로 상승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 제로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시작했던 수수료면제가 지방은행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5대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이 ‘수수료 면제’에 나서면서 나머지 4대은행으로 확대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IRP 수수료 면제 방안을 두고 고심중이다. 최근 우리은행이 비대면 IRP 무료 수수료 정책을 내세우면서, 타 은행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IRP 시장 비율은 은행권이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중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수수료까지 면제하는 등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지난 2분기 증권사 점유율이 전분기 대비 10% 이상 올랐다. 반면 은행들은 증권사와 달리 IRP 수수료를 면제할 경우 손에 쥐는 이익이 미미해, 그간 경품이나 포인트 등을 지급한 IRP 이벤트를 펼쳐왔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수수료 0원 조치를 단행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대구은행도 뒤를 따랐으며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처음으로 합류한 것이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IRP 적립금 규모는 3조7728억원으로 KB국민은행(7조4827억원), 신한은행(6조8855억원), 하나은행(5조685억원)에 이어 4번째 수준이다. 농협은행은 2조22152억원이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조치로 IRP 점유율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4대은행 중 IRP 적립금이 가장 적은 우리은행이 효과를 보면, 다른은행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무료 수수료 정책에 동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증시 호황으로 은행 IRP 수익률이 1%대에서 5%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시중은행들의 수수료 면제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4대 시중은행의 평균 IRP 수익률은 지난해 2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5.6%까지 상승했다. 2분기 평균 수익률도 4.8%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5.01%, 신한은행 5.1%, 하나은행 5.25%, 우리은행 3.98%를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비대면 IRP 수수료를 전격 면제함에 따라 우리도 내부적으로 관련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과거보다 수익률이 높아져서,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운용 수익률로 상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IRP는 직장인이 노후 자금을 적립하거나 퇴직금을 쌓은 후 55세 이후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찾을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이다. 노후준비와 세액공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세상품이다. 연간 700만원을 납입하면 최대 115만5000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IPR계좌 적립금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합쳐 총 41조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