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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사 3Q 실적 '희비교차'…삼성SDI만 웃을 듯


입력 2021.09.29 11:39 수정 2021.09.29 11:3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삼성SDI, 3Q 최대 매출 경신 관심…年 영업익 1조 돌파 가능성

LG엔솔은 '볼트' 화재 조사 결과 따라 충당금 규모 달라질 듯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삼성SDI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사들의 3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2분기 연속 흑자가 유력하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은 내년부터 손익분기점 달성이 예상되며,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 전기차 볼트 충당금 규모에 따라 영업흑자 또는 적자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3517억원으로 전년 동기(2674억원) 보다 3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차 배터리와 소형 배터리 부문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SDI는 유럽·미국향 배터리 공급이 늘어나면서 3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SDI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조334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SDI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 모터스와 리비안에 원통형 배터리셀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사 기술을 앞세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될수록 삼성SDI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루시드는 고성능 전기차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주행거리 520마일(837km) 등급을 부여받았다. 리비안은 자동차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 픽업트럭 'R1T'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R1T의 주행거리는 EPA 기준 314마일(505km)이다.


최근엔 차세대 배터리 '젠5' 양산을 시작하면서 하반기 매출 증대를 예고하고 있다. 젠5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된 배터리로, BMW 순수전기 플래그십 SUV iX와 순수전기 그란 쿠페인 i4에 탑재된다.


미국 투자 발표 시점도 관심사다. 삼성SDI는 2025년부터 전기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역내 생산이 불가피해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로이터 등 외신은 삼성SDI가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에 1조, 세계 4위 자동차업체인 스텔란티스에 3조원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배터리 투자가 확정되면 삼성SDI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게 되며,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두게 된다.


전기차 배터리 외에 전동공구, 청소기, E-바이크 등에 탑재되는 소형전지 판매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삼성SDI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SK이노베이션

내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 규모 축소 여부가 관심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영업적자 979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1000억원대를 밑돌았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양산으로 배터리 판매가 늘었고, 올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중국 공장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2분기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배터리 사업은 신규 프로그램 판매량 증가 및 소송 비용 제거 등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간 공격적인 수주 전략으로 누적 수주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1TWh(테라와트아워)를 넘긴 SK이노베이션은 10월 1일 'SK배터리(가칭)' 출범 이후 시설 투자 확대와 함께 이익 턴어라운드 달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지난 16일 임시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주량이 1테라와트를 넘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생산해 판매한 물량은 30기가와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미국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 내년에는 영업이익 플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 볼트에 대한 화재 조사 결과에 따라 3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GM이 전기차 볼트에 대해 2조원대 규모의 대대적인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서 배터리와 모듈을 각각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에 불똥이 튀었다.


현재 3사가 공동으로 원인 조사중으로 결과가 나오는대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불확실성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슈가 긍정적으로 해결되면 3분기 충당금 부담도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앞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볼트 EV 리콜 충당금으로 총 3256억원을 반영했다. 1차 리콜 비용 8억달러(9410억원) 중 LG전자가 2346억원, LG에너지솔루션이 910억원을 각각 반영한 것이다.


1차 리콜 비용 중 35%인 3256억원을 LG가 충당금으로 쌓은 것으로 미루어, 2차 비용(1조1835억원)도 같은 비율로 부담하게 될 경우 LG는 4142억원을 또 쌓아야 한다.


쉐보레 볼트 EUV. ⓒ한국GM

다만 업계는 LG의 부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리콜 범위가 사실상 전체 볼트 차종으로 확대됐고, GM이 화재 원인을 배터리셀 제조 결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GM은 리콜을 발표하며 "배터리셀에 음극 탭 결함 및 분리막 접힘 등 희귀한 2가지 제조 결함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이 발견된다"고 했다. GM은 '배터리셀 제조결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배터리 제조사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코나EV 리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진행됐다. 코나 리콜 비용 합의 당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분담 비율은 각각 30%, 70%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책임(배터리셀 불량)이 현대차의 책임(BMS 오류, 과충전) 보다 컸다고 본 것이다.


코나 사례가 GM 리콜에서도 반영되면 LG는 2조1245억원 중 앞서 반영한 3256억원을 제외한 1조1616억원을 더 쌓아야 한다. 모듈을 제작한 LG전자가 충당금을 더 반영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은 약 3000억원의 부담을 져야 한다.


만일 LG에너지솔루션이 수 천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게될 경우, 3분기 영업흑자는 멀어진다.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을 2500~3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하이투자증권은 183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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