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두 달 새 수억원 올라
매물잠김 심화…매도자 우위·신고가 경신 계속
주택담보대출 중단, 기준금리 인상 등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실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대비 3~4배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상승률이 11.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1%)보다 4.5%포인트 더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경기·인천)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단기 급등했다.
경기도는 올 들어서만 누적 상승률이 21.2%로 지난해 같은 기간(7%) 대비 3배 넘게 올랐다. 인천은 지난해 1월~8월까지 5.6%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올해는 4배 상승한 21.8%의 상승을 기록하면서 수도권 지역의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항상 서울 집값을 뒤쫓던 수도권 지역이 서울 집값을 뛰어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지난해 1월 8억9635만원에 거래됐던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면적 84㎡는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4월 15억3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6월에는 16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서울 강북구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신촌그랑자이’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당 단지 인근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18억~2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단 2달 사이에 호가가 수억원이 올랐다”며 “현재 호가가 높게 형성돼 직전 거래가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매물이 나온다면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라신도시에 위치한 ‘청라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전용 84㎡ 역시 올 7월 10억5800만원에 서 한 달 뒤인 8월 12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새 자그마치 2억 이상 올랐다. 올 3월만 하더라도 해당 단지의 전용 84㎡가 6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보면, 5달 사이에 2배가량 집값이 오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부담돼 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면서 수도권 집값도 자극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면서 오히려 서울의 주요 단지를 추월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격 부담감에 수요층 일부가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지만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매물 잠김이 점점 더 심화되면서 매도자 우위 현상과 신고가 경신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