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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왜 해요?" 동거가 결혼보다 관계만족도 높다


입력 2021.09.15 10:18 수정 2021.09.15 10:24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비혼 동거인 만족 비율 63%

"경제적 부담 적고 가사·양육 훨씬 평등"

88.4%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65% "독립적 생활 존중"

"주거지원제도 이용에는 어려움…부정적 시선 불편"

동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람이 결혼한 사람보다 관계 만족도가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비혼동거 가족을 지원하는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0∼11월 만 19∼69세 이하 국민 중 동거를 하고 있거나 동거 경험이 있는 사람 300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동거인과의 관계에 '만족'하는 비율은 63.0%로 같은 해 진행된 가족실태 조사에서 나타난 배우자 관계 만족도(57.0%)보다 6%포인트 높았다.


응답자들은 동거의 긍정적인 면으로 88.4%가 '정서적 유대감과 안정감'을 들었다. 이어 '상대방 습관·생활방식 등에 대한 파악으로 결혼 여부 결정에 도움'(84.9%), '주거비 등 공동부담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음'(82.8%), '각자의 독립적 생활이 존중됨'(65.0%) 등의 순으로 답했다.


긍정적 측면 중 성별로 격차가 크게 벌어진 응답은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로 긍정적인 답변을 한 남성은 18.9%로 나타났다. 여성은 두 배에 가까운 35.3%가 이에 동의했다.


'명절 및 가족행사 등 부담 덜함'이라는 항목에서도 성별 차이가 컸는데 남성은 17.0%가, 여성은 31.4%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가사노동을 함께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결혼한 사람들의 응답률보다 43.4%포인트 높았고 자녀 양육과 교육을 함께 한다는 동거인 비율도 결혼한 사람보다 22.2%포인트 높았다.


연령별로 결혼보다 동거를 택한 이유로 20대의 경우 '아직 결혼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38.6%로 가장 많았다.


30대는 '집이 마련되지 않아서'(29.6%), 40대와 50대는 '형식적인 결혼제도에 얽매이기 싫어서'(각각 33.7%, 48.4%), 60세 이상은 '결혼하기에는 나이가 많아서'(43.8%)로 나타났다.


동거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동거로 인한 불편함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인 50.5%는 '주택청약, 주거비 대출 등 주거지원 제도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동거가족에 대한 부정적 시선'(50.0%), '법적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험'(49.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도입되어야 할 동거가족 지원 정책으로 가장 많은 65.4%가 '수술동의서 등과 같이 의료적 결정 시 법적 배우자와 동일한 인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동거관계에서 출생한 자녀에 대해 동일한 부모 지위 인정'(61.6%), '공적 가족복지서비스 수혜 시 동등한 인정'(51.9%), '사망, 장례 시 동거인을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50.2%)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 조사와 별도로 전국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비혼동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혼동거 가족을 지원하는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 77.0%는 동거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에 대해 법적 혼인관계인 부모와 동일하게 부모 지우를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병원 이용 시 수술동의서 서명 등 법적 배우자와 같은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도 69.6%에 달했다.


사망이나 장례 시에도 법적 배우자와 동일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57.5%로 나타났다.


다만 상속과 유족연금에서 동거인에게 법적 배우자와 같은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 이하인 43.4%에 그쳤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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