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해 신고했지만, 결국 남편이 근무 중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는 한 여성의 청원글이 올라와 논란이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현직 경찰관의 가정폭력을 제대로 수사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는 “저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다. 가해자인 제 남편은 현직 경찰관이자 몇 개월 전까지 여성청소년 수사팀의 수사관이었다”면서 “남편의 폭력과 여자 문제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드린다. 시민들 지켜줘야 할 경찰관이 가정폭력의 주범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2017년 당시 부부싸움을 하던 중 처음 (남편의) 욕설이 시작됐고, 그 이후부터 심한 욕설과 폭언이 계속됐다”면서 “이듬해 육아로 인한 다툼 중에 아이를 안고 있는 제게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의자를 집어 던졌고, 제 목을 조르고 이혼을 통보하며 집을 나갔다. 당시에는 아이가 몸이 안 좋아 신고할 생각도 못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남편이 구타를 시작했다. 아이는 울어대고 저는 고작 할퀴거나 머리카락을 잡는 게 다였다”며 “남편이 ‘112에 신고해라. 신고해도 쌍방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나는 처벌 안 받는다. 나는 사회적 평판이 좋고 여청과 직원들 다 내 동료다. 누가 네 말을 믿어줄 것 같냐’라는 말을 해 저는 절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A씨는 “시댁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네가 대들어서 맞은 거다. 남자는 여자가 그러면 주먹이 나오게 돼 있다’, ‘내 아들 성격 모르냐. 죽어 지내고 순종하라’ 등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여자 문제로 다투다가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한 뒤 생활비를 끊고 통장을 모조리 가져갔다”고 했다.
이에 A씨는 “남편은 여성청소년 수사팀에 장기간 근무해 법의 허점도 잘 안다”며 “현재 여성청소년 수사팀 근무자들도 친한 선후배, 동료인데 누가 제 편에서 공정한 수사를 해주겠냐”고 의구심을 던졌다.
끝으로 A씨는 “남편은 본인의 사회적 지위와 평판을 이용해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가스라이팅을 했다”면서 “더는 견디기 힘들어 용기를 내본다”며 글의 취지를 정리하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