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선가 지수 166.9포인트…전년 평균 대비 78.9% 상승
“견조한 물동량 수요·선복 공급 경직성에 운임강세 지속될 것”
해상 운임 급등과 선복 부족 현상이 심화되며 중고선 몸값이 계속 뛰고 있다. 건조에 2년 가량 걸리는 신조선과 달리 빠른 투입이 가능한 중고선 시장에 선사들의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중고선가 지수는 166.9포인트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93.31포인트와 비교하면 78.9%나 증가했다.
특히 역대 최고 운임을 기록 중인 컨테이너선의 중고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3일 기준 10년 된 서브 파나막스 컨테이너선 가격은 4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최고치인 1300만 달러와 비교면 가격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중고선 거래량과 거래금액도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영국 해운조사기관 베셀즈밸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선 매매 척수는 1211척으로 전년 동기(667척) 대비 82% 올랐다. 거래 금액은 올 상반기 21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11억2000만 달러에서 93% 늘었다.
중고선이 인기를 끄는 것은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해운업 호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3일 전주 대비 117.03포인트 오른 4502.65포인트를 기록했다.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 건화물(벌크)선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 지수는 9일 기준 3643포인트로 집계됐다. 9월 들어 4000선에서 내려오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수요는 2억2000만TEU로 전년 2억380만TEU 보다 7.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선복 공급은 전년보다 4.2% 늘어난 2470만TEU에 그칠 전망이다.
이처럼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선사들은 당장 바다에 띄울 수 있는 중고선을 구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물동량이 빠르게 회복 중이지만 물건을 실을 선복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선사들이 건조하는 데 2년 가량 걸리는 신조 발주 대신 빠른 투입이 가능한 중고선 확보를 위해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선가를 이끄는 해상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 현상은 하반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하반기 해운 전망에 대해 “견조한 물동량 수요, 선복공급의 경직성, 글로벌 주요 항만 적체로 운임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나민식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공급 병목 현상으로 SCFI는 내년 1분기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