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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은퇴 불사…측근도 몰랐던 이낙연 '의원직 사퇴'


입력 2021.09.09 00:00 수정 2021.09.09 00:40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회견 배석한 의원들도 예상 못한 전격 선언

충청 경선 후 '배수진 카드'로 떠올랐지만

캠프 내부서 찬반 격돌…이낙연 최종 결단

일각 "이것만으로 부족" 추가 결단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저는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호남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격적인 선언이었다.


이날 회견에 배석한 캠프 소속 의원들은 의원직 사퇴 선언이 있으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초 기자회견문에는 의원직 사퇴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가 회견문을 직접 수정하면서 내용이 추가됐고, 최종본은 기자회견 불과 몇 십분 전에서야 완성됐다.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남의 상징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의원들이 모여서 결기를 보이는 자리인 줄 알았다"며 "기자회견 5분 전에 사퇴 얘기를 알려와 벙쪘다"고 말했다.


의원직 사퇴 카드는 지난 주말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더블스코어' 격차로 참패한 뒤 언급되기 시작했다. 월요일인 6일 이낙연 전 대표가 일정을 전면 취소하며 숙고에 들어갔고, 화요일인 7일 아침에 캠프 소속 의원들은 전체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를 포함해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강하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정략적으로 비칠 수 있다' 등의 이유로 반대한 의원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격론 끝에 이낙연 전 대표는 "내게 맡겨달라"고 말한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했던 의원들은 밋밋한 메시지에 실망했는데, 이후 수요일인 8일 이낙연 전 대표는 결국 의원직 사퇴를 결단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는 정치적 고향인 광주에서 결단을 내리고 싶었던 듯하다"고 밝혔고, 또다른 관계자는 "내부 찬반이 있었지만 최종 결정은 후보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 배수진을 편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국회의원·도지사·국무총리까지 지낸 그는 대선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 나이도 젊고 도지사 재선 카드도 있다'고 말했던 이재명 지사와는 상황이 다르다. 캠프 소속 의원은 "정계 은퇴까지 각오하고 경선에 올인하겠다는 각오"라고 해석했다. 다른 의원은 "결단력을 부족하다는 세간의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에 과감한 결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논란이 많은 이재명 지사가 민주당 최종 후보가 되면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우려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아도 좋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가. 민주당과 보수야당이 도덕성에서 공격과 방어가 역전되는 기막힌 현실도 괜찮나"라며 "우리는 5·18 영령 앞에, 세월호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보를 내놓아야 한다"고 직격했다.


캠프 내에서는 의원직 사퇴에 더해 추가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된다. 캠프 소속 또다른 의원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캠프 전체가 하나로 뭉쳐서 죽을 각오로 뛴다는 것을 보여줘야 지지자들과 당원들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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