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선 편견 가득한 사회적 시선·인식 여전해…경제적 어려움으로 사교육 거의 못받아"
"생계에만 시달리다 보니 자녀뿐만 아니라 한부모의 자기 돌봄도 어려워"
"한부모 아버지, 자녀들 생활관리·소통 더 어려워…어머니의 경우는 업무와 직종 선택 제한적"
최근 유명 연예인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이 화제가 되는 등 한부모가족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한부모가족은 여전히 경제적 어려움과 편견 가득한 사회의 시선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 A씨는 "아이들 혼자 키우면서 8년간 일을 병행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잠시 쉬고 있다"며 "한부모로서 수입이 없으면 안되지만 코로나19가 계속돼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 모든 곳이 정상가동되지 않고 있어 일을 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요즘 '내가 키운다' 등 연예인 한부모가족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며 "'한부모가족이니까 저 집에 놀러 가면 아무도 없어서 위험할 거야'라며 우리 아이를 위험에 노출된 아이로 바라보거나 '아빠 없이 아이를 혼자 키운대'라며 수군거리는 등 다른 학부모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부모가족의 가장인 B씨는 "코로나19 이후 학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교육을 많이 활용해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주변 한부모가족을 보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며 "우리 아이들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거나 학교 선생님을 활용하는 방법이 그나마 최선"이라고 전했다.
20년을 한부모 어머니로 살아온 C씨는 "그동안 느꼈던 한부모가족이 겪는 가장 큰 문제점은 한부모의 자기 돌봄이 어렵다는 점이다"라며 "생계를 위해 일만 하다 보면 자녀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볼 시간도 없어지고 고강도로 일을 계속하다 보니 병이 나기 쉽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일하는 한부모가족의 아이 돌봄 공백 메꾸기를 도와 그들이 자기 자신을 돌볼 시간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한부모가족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전문가들 또한 한부모가족이 처한 어려움에 우려를 표했다.
최선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사무총장은 "한부모가족 가운데 아빠만 있는 경우 여아를 양육할 때 아이의 생리 시작이나 사춘기 등 생활 전반적인 면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고 알려줘야 하는지 난감해한다"며 "나아가 아이의 친구 관계와 학교생활을 관리하거나 아이와 대화하고 소통할 때도 한부모 어머니에 비해 더 많이 어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이어 "반면, 한부모 어머니의 경우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여하는 업무는 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업무와 직종 자체가 대단히 제한적"이라며 "남성에 비해 소득도 적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는 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