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훈련으로 한반도 정세 악화"
네덜란드 마이클 후게빈 의원
한반도 정세 악화 '요소'로
영변 재가동, 대화부재도 언급
북한이 유럽의회 소속 의원의 발언을 취사선택해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을 우회 비판했다.
3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유럽정치인이 미국의 대조선 정책을 비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의 대조선(대북) 정책이 유럽나라들에서도 규탄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네덜란드의 한 정당 출신 유럽의회 의원이 오바마 행정부 시기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현 미 행정부를 비난한 것이 대표적 실례(사례)"라며 "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거대한 압력에 직면한 지금까지도 조선이 붕괴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어리석게 행동하고 있다고 조소했다"고 밝혔다.
외무성에 따르면, 해당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친 전쟁놀음(senseless war games)'이라고 규정한 한미연합훈련에 바이든 행정부가 계속 매달리고 있다며 "북한과의 모든 협상기회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외무성은 해당 의원이 "현 미 행정부가 (한미)합동군사연습으로 조선반도(한반도)의 상황을 2017년 이전으로 되돌리며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현 미 행정부의 대조선 정책에 대한 불신과 회의심이 동맹국이라고 하는 유럽나라들 속에서까지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인용한 유럽의회 의원은 네덜란드의 마이클 후게빈(Michiel Hoogeveen) 하원의원으로 추정된다.
후게빈 의원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이 언급한 대로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이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한 전략적 인내 정책(failed strategic patience policies)'을 지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향후 갈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한반도 정세를 2017년 이전으로 되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요소'로 연합훈련과 함께 영변 핵시설 재가동, 대화부재를 언급했다.
'유럽의회 의원이 연합훈련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 악화를 지적했다'는 북한 주장은 후게빈 의원의 발언 일부만 취사선택한 자의적 해석에 불과한 셈이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지난달 초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미국이 줄곧 제안해온 '조건 없는 대화'를 철저히 거부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