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조정…7681억원 전망 나와
제품가 상승에 따른 마진 개선…4분기 차강판 가격 인상 가능성도
현대제철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비정규직 점거 농성이 길어지며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조선향 후판 및 철근 가격 상승에 따라 3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자동차와 건설, 조선 등의 산업이 살아나며 철강 제품 수요 증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철강재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 감산 기조와 더불어 지난달부터 수출증치세 환급 폐지 품목이 추가되며 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수입은 줄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하반기 조선향 후판 가격을 상반기 기준가 대비 t당 35만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조선업계와 협상을 마무리한 포스코와 비슷한 수준이다. 철강업체와 조선업체는 반기마다 협상을 진행해 후판 물량과 가격을 결정한다.
철근 가격도 추가 인상됐다. 국내 주택 시장 호황이 이어지며 건설현장 필수 자재인 철근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철근 기준가격은 t당 93만원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출하단가는 당초 기대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4분기에는 자동차 강판 가격의 추가 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상반기 원재료 상승폭에 비해 단가 인상 폭이 미미했으며, 국제 가격과 큰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기아차 내수향 하반기 가격 협상은 4분기 내 타결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제품가 상승에 현대제철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 3분기 연결기준 예상 영업이익은 6123억원으로 집계됐다. 2일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제철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6460억원에서 7681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엔 비정규직 직영 전환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최대 700억원 추정)도 포함됐다.
방민진 연구원은 “고로 마진 스프레드는 전분기비 t당 6만원 가량, 롤마진은 전분기비 t당 5만원 이상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정규직 직영 전환 관련 일회성 비용이 최대 700 억원 가량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추정치에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일 새로 설립한 3개의 자회사를 통해 사내 협력업체 직원 4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새로 출범한 자회사는 현대ITC(당진제철소), 현대ISC(인천공장), 현대IMC(포항공장) 등이다. 채용 규모는 ITC 2700여명, ISC 800여명, IMC 900여명으로,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비정규직 농성으로 생산 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자회사 설립을 통한 정규직 채용을 반대하며 지난달 23일부터 당진제철소 통제센터 불법 점거에 나섰다. 이들은 현대제철 직고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추가 인력을 통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생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강제 해산이 쉽지 않은 만큼 농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