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욕설을 연상시키는 'GSGG' 표현을 써 논란이 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경기 수원갑)이 2일 언론 보도 피해자들에 감정이입이 됐다면서 "성급하고 어리석었다"고 사과했다.
김승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 수개월 간 제 머릿속에는 온통 언론의 허위보도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 생각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제가 변호사 시절 언론의 허위보도로 중증장애 아이들을 돌보는 수녀님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것을 직접 보았다"며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을 추진하면서 언론 피해자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쓰신 '언론에 당해 봤어?'라는 책도 읽으며 피해자분들에게 감정이 많이 이입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경찰 조사 감감 무소식…저를 서두르게 했다"
그는 "10여 년간 급격히 변한 미디어 환경, 그 환경에 맞는 언론피해구제법을 만들고 싶었다"며 "ABC 협회와 조선일보를 고발해 국고 45억은 환수시켰지만, 경찰 조사는 6개월이 흘러도 감감무소식이었다. 180석을 가진 여당의 초선 국회의원, 제 자신은 나약하고 무기력했다. 그것이 저를 서두르게 했고 어리석음에 빠지게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저는 더 인내하고 더 노력해야 했다. 동료 의원들과 국민들과 함께 해야 했다. 성급하고 어리석었다"며 "저 김승원, 늘 '내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다. 쓰고 말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의장을 향해선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의장님의 따끔한 질책 마음속 깊이 새기고 좋은 정치하는 김승원이 되겠다"며 "국민 여러분과 장안구민 여러분께 진 마음의 빚은 더 열심히 일해서 갚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민주주의 완성의 마지막 퍼즐, 언론의 제자리 찾기, 미디어바우처법 완성 및 미디어 생태계 복원, '진실이 강물처럼 넘쳐 흐르는 세상'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1일 새벽 김승원 의원은 언론중재법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병석~~정말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고 적어 논란이 일었다.
박병석 의장은 여야 합의 처리를 강조했고, 친문 강성 지지자들은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 무산의 책임이 박 의장에게 있다고 탓했다.
그러나 'GSGG'가 '개X끼'를 지칭한다는 비판에 김 의원은 'Government serve general G'(일반 의지에 복무하는 정부)라고 해명했다.
일반의지(general will)를 'general G'로 쓴 것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의원은 "'general good'이라고, 공동선을 위해 봉사하자는 뜻이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민주당 "당 차원 징계는 없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해 당 차원의 징계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차원의 징계나 추가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국회가 우습게 된다"며 "국회 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