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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보험社 최초 ‘신용대출 중단’…업계 확산 여부 ‘주목’


입력 2021.09.03 06:00 수정 2021.09.03 09:3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연말까지 신규대출 취급 중단

손보 신용대출 잔액 5兆 육박

"규제 강화에 대출절벽 우려"

DB손해보험이 보험업계에서 최초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소재 DB손해보험 본사 전경.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이 보험업계 최초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풍선효과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제2금융권에도 신용대출 한도축소를 주문하는 등 대출 총량을 줄여야 해서다. 보험업계에서는 DB손보를 시작으로 다른 회사들이 대출을 줄줄이 중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의 대출절벽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1일 자사 신용대출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중단 일시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홈페이지, 모바일, 콜센터 등 모든 채널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DB손보의 신용대출은 자사 보험계약을 1년 이상 유지중인 만 26세 이상 고객이거나 개인신용대출 심사기준 적격자를 대상으로 취급되는 상품이다. 연 6.06~12.44%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DB손보가 신용대출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옥죄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으로 제한하라고 요청했다. 은행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억제를 주문한 것이다.


현재 보험업계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로 적용되고 있다. 시중은행에 규제되고 있는 40%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DSR 규제로 은행에서 충분한 돈을 빌리지 못한 소비자는 한도가 상대적으로 후한 보험사로 몰려갔다. 규제가 강화되자 생·손보협회는 지난달 24일 주요 보험사 10곳의 여신 담당 임원을 소집해 가계부채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대출 서류 심사를 강화하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법으로 총량을 줄일 것을 요청했다.


ⓒ데일리안

손보업계 전체 신용대출금은 올 1분기 말 4조9572억원(개인·기업 합계)으로 전년 동기 4조2118억원 대비 17.7%(7454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DB손보의 올 상반기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3157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가계대출관리 계획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율을 조절하고, 가계대출 방침을 준수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일시 중단한다는게 DB손보측 입장이다.


문제는 DB손보를 시작으로 생·손보를 가리지 않고 대출 중단이나 축소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상위 3개사의 가계대출은 63조351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9% 증가했다. 특히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에만 39조6012억원의 가계대출을 취급했다. 지난해 말보다 4.4% 증가한 수치다. 삼성생명의 경우 부동산담보대출이 상반기에 2조5000억원 급증하면서 대출 총량을 크게 끌어 올리는데 일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조를 지속하면서 보험사가 취급하는 대출 상품의 금리가 오를 것이란 우려도 현실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생보협에 따르면 주요 생보사의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2.91∼3.57%로 3개월 전 보다 0.11∼0.26%p 올랐다. 일각에선 보험사의 대출 조이기가 현실이 된데다 금리부담까지 높아지면 실수요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조정을 마무리하면 보험사나 저축은행들이 뒤를 따라 대출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대출이 메인 사업이 아니어서 타격이 크진 않겠지만 이자수익이 축소될 수 있는 만큼 전체 이익에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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