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강성친문 세력이 역선택 뛰어들어”
“역선택 포함 ‘경선룰 문제’...선관위 결정에 맡겨야”
국민의힘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며 ‘역선택’ 문제를 두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은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거론하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맹공을 가했다.
정 위원장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경선 준비위원회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홍·유 의원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재형 열린캠프 이규양 언론특보는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승민 후보가 역선택 방지조항을 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며 “홍준표 후보는 역선택 문제를 말하면서 난데없이 호남 얘기는 왜 하는 건가. 호남은 역선택만 한다는 뜻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경선에는 이미 강성친문 세력들이 여론조사의 역선택에 뛰어들어 경선 열차가 출발도 하기 전에 경선판도의 지축을 흔들어 놓고 있다”며 “당헌에도 없는 임의기구인 경선준비위가 ‘당헌 99조’를 무시하고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배제한 경선 룰을 결정하여 이들 세력에게 빌미를 주었기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이 특보는 “유승민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강성친문 세력의 역선택에 지지율이 올라가자 경선을 왜 하는지 이유조차 망각하고 그들의 여론조작에 놀아나고 있다”며 “역선택 방지는 원칙의 문제이자 당위이다.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민의를 왜곡시켜 선거제도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일이며, 선거제도 자체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문제로 논란을 벌이는 것은 시대적 소명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제 역선택 문제를 포함한 경선룰 문제는 선관위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역선택 논란...당 분란 커지는 것 원치 않아
다만, 왜곡된 밴드왜건 효과 가져올까 우려
최재형 캠프는 역선택 방지 문제를 더 이상 크게 거론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역선택 문제로 당에서 또다시 분란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재형 캠프 천하람 공보특보는 이날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최재형 후보는 대외적으로 역선택 문제를 그만 말하자고 한다. 그동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했고, 선관위에서도 우리 입장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당내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분란이 극복됐는데, 유승민 후보의 정홍원 선관위원장 사퇴 주장으로 다시 분란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천 특보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홍준표 의원의 사례를 들며 왜곡된 밴드왜건 효과(지지율 높은 주자를 따라가는 편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특보는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을 보면 예를 들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범 야권 후보중 가장 득표율이 높다”며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게 다자 구도에서 누구를 찍을 것이냐 물어보면, 홍 후보를 선택하는 분이 적다. 실제로는 본선에서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뽑겠다는 분들이니, 결국 왜곡된 밴드왜건 효과를 불러올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재형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예컨대 실제 본선에서 투표하지도 않을 분들의 의사가 과다 반영이 되어 본선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지는 후보가 선출 되는 것은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의 입장에서 안 좋은 일이니, 공익적인 면도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정홍원 위원장을 향해 “오직 윤석열 후보만을 위한 경선룰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천 특보는 “8월 초 윤석열 후보와 정홍원 위원장이 만난 것 가지고, 편향되었다고하면 선관위원장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며 “유승민 후보의 이런 주장은 조금 과도한,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 선관위는 공정한 경선 관리를 위해 내달 1일과 3일에 각각 경선 후보자 대리인과 여론조사 전문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와 관련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경선룰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역선택 방지 조항과 관련한 각 후보의 의견 수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