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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R 시장 폭발적 성장에 함께 진화하는 ‘용기’


입력 2021.08.31 07:43 수정 2021.08.30 18:30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올해 HMR 시장 규모 7조원 넘어설 전망

업체간 제품 경쟁…포장 기술로 이어져

미투 제품 속출, 법적 분쟁으로 직결되기도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정간편식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1인가구를 발판삼아 승승장구했던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만나 더욱 고성장 하고 있는 가운데, 음식을 담는 가정간편식 용기도 함께 변신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간편식 용기는 단순히 음식을 담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일차원적 기능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기능성’ 측면이 더욱 확대되고 한 기업의 정체성을 담는 것으로 까지 발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3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4조 원을 돌파했다. 조리과정이 복잡해 ‘HMR 불모지’로 불리던 한식에 온도와 패키징 기술이 더해진 결과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규모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MR 시장의 성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집밥족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HMR 제품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자연히 이 시장의 볼륨도 커졌다.


온라인 장보기의 활성화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했다. 식품업체와 운송업체가 서로 연결되고 새벽배송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면서 이 시장 확장에 고삐를 당겼다. 기업들이 앞다퉈 다양한 제품군을 쏟아내면서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주요 배경이 됐다.


HMR의 성장은 곧 다양성으로 이끌었다. 과거 삼분류 및 즉석밥 위주였던 HMR은 국·탕·찌개는 물론 반찬류 등으로 다변화 됐다. 단순 한식을 대표하는 메뉴를 넘어 유명 맛집 음식과 협업한 제품도 쏟아졌다. 파스타 등 양식은 물론 세계요리 까지 간편하게 맛 볼 수 있게 됐다.


아워홈이 자체 개발한 ‘HMR 식품 파우치’가 적용된 연화식 양념육 2종ⓒ아워홈

HMR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포장 기술 경쟁 역시 치열하다. 각 식품 기업들은 앞다퉈 최신 기술을 접목한 포장 용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전자레인지에 제품을 돌리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맛이 그만큼 변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에 패지키에 기술력을 담아 선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사각형으로 시작했던 햇반 패키지를 ‘밥공기 문화’에 맞춰 둥근 모양으로 바꾸고, 수십 차례 변형 끝에 지금의 디자인을 완성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고열 고압으로 찐 쌀을 무균 포장한 뒤 3중 재질의 그릇에 담고, 비닐 덮개는 4중 특수 필름지를 사용했다. 100도 이상 온도에서도 성분이나 외형이 변하지 않는다. 용기 바닥 부분은 주름이 잡혀 있고, 아래는 오목해 전자레인지의 열이 골고루 전달된다.


최근에는 발열 패드도 개발됐다. 발열 패드는 전자레인지의 파장을 열에너지로 바꿔 음식이 더 바삭하게 구워지도록 한다. 신세계푸드는 ‘갓구운만두’ 제품에 발열 패드를 적용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에서 데우면 발열 패드가 최고 200도까지 올라 프라이팬에서 구운 듯한 효과를 낸다.


이밖에 아워홈은 지난 2019년 HMR 식품 파우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아워홈의 식품 포장은 바닥 안정성이 우수하고 파우치의 입구가 넓어 음식을 별도 용기에 덜지 않고 파우치 그대로 취식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용기 세척에 따른 자원 절약 효과도 뒤따른다.


다만 패키지를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다. 음식을 담는 패키지가 하나의 경쟁력이 되면서, 이를 유사히 모방해 선보이는 업체들이 하나 둘 늘어남에 따라 소송전으로 까지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포장기술을 둘러싼 식품업체간 경쟁은 법적 분쟁으로 번진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CJ제일제당이 출시한 ‘햇반 컵반’이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7월 햇반 컵반의 복합포장 용기 기술을 무단으로 복제했다며 오뚜기와 동원F&B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반면, 빙그레는 2017년 ‘바나나맛 우유’ 용기 디자인과 유사한 바나나맛 젤리 제품을 제조·판매한 중견기업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에 따라 모방 제품들은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의 성패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있다”며 “업체만의 기술력을 통해 트렌드를 앞서가고 선도할 줄 아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품을 잘 담아 맛을 유지·보관하는 패키지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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