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적‧투쟁적 관계 벗어나 상생‧협력 노사관계 구축 전환점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 맞아 노사 합심해 위기극복‧고용안정 공감
기아 노동조합이 27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올해 임금협상(임협)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킴으로써 현대차와 기아가 나란히 무분규 타결이라는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혼란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 미래지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기아 노조는 이날 찬반투표에서 68.2%의 찬성률로 임협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 27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최종 타결한 지 정확히 한 달 만이다.
기아 노조는 지난 2011년 임협을 무분규로 타결한 이후 이듬해부터 매년 파업을 벌여 왔다. 지난해까지 무려 9년 연속 파업 행진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 연속 파업을 벌인 후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했다.
두 회사의 무분규 타결이 겹치는 시점은 무려 10년 전인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자동차산업을 이끄는 양대 축이자 대표적인 고임금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매년 연례 행사인양 파업을 벌여대니 여론도 등을 돌렸다.
현대차‧기아 노조에는 ‘귀족노조’라는 꼬리표가 달렸고, 전기차 전환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에 발맞춰 이들을 구조조정하거나, 심지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겨야 한다는 비난 섞인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현대차‧기아의 동시 무분규 교섭 타결은 이들 노사가 그동안의 대립적‧투쟁적 관계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에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반도체 부족 위기 속에서도 직원들이 적극적인 위기극복 동참 노력을 보였고,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실적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해 큰 폭의 임금인상과 대규모 일시금 지급을 결정했다.
두 회사 공통으로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350만원 ▲품질 향상 격려금 23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10만원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100만원 상당 자사주(현대차 5주, 기아 13주) 지급 등이 올해 타결된 교섭 합의안에 담겼다.
양사 노조 역시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코로나19 재확산과 차량 반도체 수급난으로 등 위기상황 속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미래차 대전환 시기에 맞춰 노사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는데 공감하고 파업 없이 타결을 이뤄냈다.
특히 올해 교섭에서는 현대차‧기아 노사가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동화 및 미래 신사업 전환기 글로벌 생존 경쟁에 적극 대응해 국내공장 및 연구소가 미래 산업의 선도 기지 역할을 지속하고, 이를 통해 ▲고용안정 확보 ▲부품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ᆞ국민 신뢰 강화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은 협약이다.
노조가 파업을 통해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던 과거의 관행을 버리고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해 사측과 머리를 맞대며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을 도출해 냈다는 점에서 올해 무분규 합의는 앞으로 발전적 노사문화 구축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대 전환기에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노사가 합심해 재해 예방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 미래 모빌리티 시대 ‘글로벌 탑 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