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기본적이고 신중한 결정 내릴 능력 없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인 및 현지 조력자들을 선제적으로 대피시키지 않고 미군 철수를 강행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카불 공항 테러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최근 일어난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이어져 온 아프간 혼란 및 테러 사건은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강행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로이터통신, 미국 CBS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IS가 자행한 폭탄 테러로 현재까지 미군 13명이 사망했으며, 사상자는 24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든 취약한 리더십이 美 안보 가장 큰 위협"
미국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 출구 전략을 안이하게 마련했다며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24일자 사설에서 "바이든의 취약한 리더십은 현재 미국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9·11 테러가 벌어진 끔찍했던 그날보다 20년이 지난 현재가 더 큰 위험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본적이고도 신중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많은 미국인은 '민간인과 아프간 조력자를 선제적으로 대피시키지 않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먼저 철군 결정을 내렸는가'라고 묻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해야 하는 작전 계획의 첫 번째 규칙을 위반했다"며 "이번 대실패는 전술적 신중함보다 정치적 계산에 무게를 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미국민의 '중동 주둔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확대를 꾀하기 위해 '안일한 철군'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한 인터뷰에서 '철군으로 인한 혼란은 예상된 것'이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휘청거리는 국민 마음을 어떻게든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는 헛스윙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장 극적인 정보수집 실패
기후변화, 펜데믹 정보 믿을 수 있나"
매체는 정보 당국이 아프간 정세 예측에 완벽히 실패한 것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비밀리에 제조하고 있다는 잘못된 첩보로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것과 맞먹는 '가장 극적인 정보수집 실패'라고도 했다.
당초 미 정보 당국은 미군 철수 이후에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장악하기까지 최소 5개월여가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탈레반은 파죽지세로 지난 15일 카불을 점령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철군 시점을 연장하지 않았고, 서둘러 대피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기후변화, 팬데믹(코로나19) 정책, 선거 개혁 등 수많은 문제와 관련한 그들의 정보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왜 우리가 그들을 믿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