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코로나' 비대면 전환
"언급 불가피"vs "9월 FOMC 발언"
이번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미팅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예고한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이와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테이퍼링 시그널에 따라 국내 증시, 환율 등 곧바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25일 로이터통신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연례경제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27일 오전10시, 한국시간으로는 같은날 오후11시에 시작된다. 당초 26~28일 사흘간 대면 형식으로 치루려고 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일정도 27일 하루로 줄었다.
초미의 관심사는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이다. 잭슨홀 미팅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움으로 각국 중앙은행 총재와 학계 인사들이 모여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학술정 성격이 짙지만, 연준 의장이 연설을 통해 중요 통화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이번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불균등한 경제 속 거시전망’이지만 파월 의장이 기조연설에서 테이퍼링 시점과 방법에 언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테이퍼링을 실시하면 금리가 상승하면서 한국 등 신흥국에서 해외 자금이 이탈,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증시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은 지난 18일 연준이 공개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만큼, 어떤식으로든 언급을 하지 않겠냐는 추측이 고조되고 있다. 당시 회의록이 공개되자 일부 글로벌 리서치들은 테이퍼링 개시 시점을 내년 1월에서 올해 10월, 혹은 11월로 앞당긴 바 있다. 국내에서는 조기 테이퍼링 우려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개월만에 1180원을 근접하며 고점을 찍다가 다시 하락했으며, 증시도 출렁였다.
변수는 여전한 코로나19 불확실성이다.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준 총재는 델타변이가 GDP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통화정책에 대한 견해를 조정해야 한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9월 고용지표가 나온뒤 테이퍼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파월의장의 테이퍼링 발언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를 감안하면 잭슨홀에서의 테이퍼링 선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당사는 9월 FOMC에서 공식적으로 테이퍼링을 언급하고 내년 1월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또 “의사록의 핵심 포인트는 테이퍼링 공식화 여부가 아니라 기저에 있는 연준의 경기판단”이라며 “9월 테이퍼링 공식화 의미는 연준의 경기판단에 따르면 9월 전후로 실물경기 개선의 실마리들이 확인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테이퍼링 언급 시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연준이 잭슨홀에서 남들이 언짢아 할 반응을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퍼즐(8월 고용)까지 확인하고 나면 9월 자국 통화정책회의 때는 결단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잭슨홀 미팅 전날인 26일에는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