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1206억...전년비 19.1%↑
베트남· SBJ, 성장세 '괄목'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1200억원을 돌파하며 올해도 5대은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모든 해외법인이 반기순익 흑자를 달성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했다. 디지털 금융 추세화에 발빠르게 대응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은 1206억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했던 아메리카, 유럽, 멕시코 신한은행이 흑자 전환했으며 캐나다와 중국 법인이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금리가 선반영된 영향으로 전체 법인의 이자마진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두번째로 규모가 큰 SBJ법인의 순이익이 26.4%가 급증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모든 해외법인이 전반적인 마진 개선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며 “일본법인인 SBJ은행의 자회사 ‘SBJ DNX’가 현지에서 IT서비스 판매로 이익을 내기 시작해 수익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SBJ법인은 지난해 4월 디지털 ICT•전문자회사 SBJ DNX를 설립하며 디지털 금융 전환을 시도했다. DNX는 SBJ가 그간 쌓아왔던 디지털 역량을 결집, 글로벌 시장에 뱅킹 시스템을 수출하며 올해부터 의미있는 판매 성과를 냈다.
이같은 성과는 일본 현지에서 디지털 전환에 공을 들여온 진옥동 행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전문가’로 잘 알려진 진 행장은 2007년 SBJ 법인을 설립한 이후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국내 신한은행의 디지털 여•수신 비중은 60%를 훌쩍 넘고, 디지털 펀드 비중은 83%로 디지털 전환율이 높지만 평균적인 일본의 디지털 전환 비중은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러나 SBJ는 현재 예금의 90% 정도가 비대면으로 일본 전국에서 예치될 정도로 비대면화 수준이 높다. 현지 지점이 10개밖에 되지 않지만, 타 은행을 압도하는 수준의 비대면으로 물리적인 열세를 만회한 것이다. 진 행장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그가 마련한 디지털 전환의 기틀로 SBJ는 안정적인 현지 금융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 현지 법인 라이선스를 받아 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SBJ가 유일하다. 척박한 일본 금융시장에서 일본 최대 SNS 플랫폼 ‘라인’ 등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IB 시장에 과감히 진출해온 가운데 향후에도 금융 소비자의 니즈를 간파한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신남방시장의 선봉장인 베트남 은행도 584억원대로 가장 많은 순익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신한 베트남 법인은 모바일 뱅킹 앱 ‘SOL VN'을 출시하고, Zalo 등 현재 대표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리테일 대출의 경우 2012년 잔액 700만 달러에서 호주ANZ은행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며 5년만에 100배로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출고객의 99%가 현지 고객이다.
신한은행 측은 “올해 해외 법인의 상반기 실적이 괄목할만한 성적을 달성하며, 일부 법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전반적인 이자마진 개선과 맞물려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고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