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게임업계 어닝쇼크…신작 부재, 인건비·마케팅 비용 상승 등 영향
위메이드·웹젠·데브시스터즈 등 중견게임사 실적 개선
신작 꾸준한 성과, 신사업, 해외 매출로 성장 동력 다변화
게임업계가 비대면 훈풍에 힘 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반면 위메이드, 웹젠, 선데이토즈 등 중견게임사들은 부진한 업황 속에서 선방한 실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 게임사 가운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위메이드, 웹젠,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에 불과했다.
게임업계 빅3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부진한 실적을 냈다. 넥슨은 올 2분기 매출 5733억원, 영업이익 157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42씩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는 매출 5385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영업이익은 46% 줄었다.
넷마블 역시 매출 5722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으로 각각 15.8%, 80.2%씩 줄어 가장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카카오게임즈, NHN, 컴투스, 게임빌,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부진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대부분 신작이 부재하거나 신작 성과가 부진했던 가운데 연봉 인상으로 고정 비용인 인건비 지출이 커졌고 신작 흥행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위메이드, 웹젠,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 게임사들은 올 2분기 실적이 개선되며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였다. 비결은 신작의 꾸준한 성과에 더해 신사업 발굴, 해외 매출로 매출을 다각화한 것이 꼽힌다.
위메이드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5% 급증했고 영업이익 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3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출시가 국내에서 꾸준히 흥행하고 있는 것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미르4 성과 뿐만 아니라 중국 지적재산권(IP) 라이센스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위메이드 IP ‘미르의 전설’은 중국의 리니지라 불릴 만큼 인기를 끌며 다수 게임사들이 미르의 전설 IP를 사용하고 있다. 올 2분기 라이선스 매출은 전년 대비 61%, 전분기 대비 19% 증가한 20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블록체인 관련한 기타 매출도 29억원으로 점차 수익이 나고 있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가상자산 관련 신사업을 낙점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오는 26일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인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유틸리티 코인을 적용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미르4 성과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면서 올 상반기 매출이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뛰어넘었다"며 "앞으로도 미르4 출시, 블록체인 게임 출시, 국내 출시 예정인 미르M까지 성과가 더해지면 하반기 성과 상승 여력은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데이토즈는 게임 내 '광고'를 신사업으로 발굴하고 소셜카지노 게임으로 해외 매출을 다변화하며 새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6%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고마진 사업으로 꼽히는 선데이토즈의 광고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직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5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해외 매출 역시 선데이토즈의 ‘디즈니 팝 타운’과 소셜카지노게임 자회사 플레이링스의 ‘슬롯메이트’ 등의 견조한 매출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22% 증가한 90억원을 기록했다.
웹젠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출시한 뮤아크엔젤, R2M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뮤 아크엔젤’을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면서 해외 매출이 전년과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2%, 8.9% 증가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 흥행 효과에 국내와 해외 매출 모두 크게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2분기 매출 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9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하반기에는 해외 현지화와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 게임사들 대부분 파격적인 연봉 인상을 단행한 타 게임사만큼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인건비가 늘었음에도 실적이 선방했다는 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지출은 고정비용으로 나가는 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상쇄할 만큼 사업이 잘 되는 것"이라며 "사업 성과가 좋았다면 인건비 증가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