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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생존기③] 코로나發 양극화 가속, 해법은?


입력 2021.08.19 07:00 수정 2021.08.13 14:02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4명 중 1명은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업계 "연고중심 판매풍토 개선해야"

국내 보험설계사 소득구간별 비중.ⓒ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보험설계사들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대면 열풍에도 불구하고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지인을 상대로 한 전통적 영업 문화가 공고히 자리 잡고 있어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제라도 고착화 된 판매 풍토를 바꿔 건강한 보험설계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월 소득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가 26.4%, 손해보험업계가 26.2%로 집계됐다. 보험설계사 활동을 통해 매달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이들이 4명 중 1명 이상이란 얘기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를 막연히 저소득 직종으로 분류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보통의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게 높은 수익을 얻고 있는 보험설계사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해 보험설계사 5명 중 1명은 월 5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소득 구간에 속하는 설계사 비중은 생보업계가 21.1%, 손보업계가 20.1%로 모두 20%를 넘겼다.


하지만 숫자만 놓고 비교해 보면 여전히 고소득보다 저소득 보험설계사가 많은 실정이다. 보험설계사가 다른 직업군들에 비해 '빈익빈 부익부' 경향을 띄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성과에 크게 좌우되는 급여 구조에 있다. 상품 판매 성과에 따라 모집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보험사와 설계사가 위촉계약을 맺는 관계는 보험업계의 통상적인 관행이다.


여기에 보험설계사들의 오래된 영업 방식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설계사들의 보험 판매 중 상당 부분이 아직도 지인을 대상으로 상품을 권유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생명보험협회가 2018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설계사를 통한 보험 가입 시 소비자와 설계사와의 관계는 친척이나 친구 등 지인이 40.1%로 가장 많았다.


결국 보험설계사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소득을 확보하려면 이런 연고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진입 초기에는 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만으로도 일정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지만, 꾸준한 판매 성과가 필수적인 설계사의 계약 구조상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고객 확보가 어려워지면 점차 소득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서다.


◆코로나發 대면 영업 제동 '직격탄'

문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면 영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확보해 둔 고객층이 없는 신입설계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영업 난항에 더 큰 압박감을 느끼는 이유다.


보험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관성에 의한 영업 행태가 이어진다면, 저소득 설계사만 대규모로 양산될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이렇게 보험설계사 조직의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설계사 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고에 의존한 보험가입 권유보다는 위험보장에 대한 주의 환기를 통한 소비자의 자발적인 보험가입 문화 확산 시 보험업계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계약유지율 제고 효과 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보험사는 설계사 교육과 훈련을 통해 영업력을 향상시키고, 면밀한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설계사 영업과 연계해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영업 지원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적 인간관계를 활용한 가입 권유 대신 실질적인 보장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설계사의 역량 확보에 보험업계가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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