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군부대 이전지에 3200가구 추가
홍남기, 이번엔 ‘집값 고점’ 빼고 ‘공급 확대’만 강조
“매수심리 강한데, 양질의 공급 부족…시장 안정 어려워”
정부가 주택 공급 세부 계획을 쏟아내며 집값 고점을 경고하고 있지만 시장 불안은 진정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수도권 주택공급 촉진 차원에서 남양주 군부대 이전 부지를 활용해 3200가구 규모의 부지 공급 세부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12일 국유재산정책심의위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위탁 및 개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남양주 군 부지를 포함한 사업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등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빨리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달 중 주민 반발로 무산된 정부과천청사와 태릉골프장 등 공공주택 공급 대체 부지 확정을 포함한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가 1년 전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내놓은 8.4대책은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반발로 차질을 빚으며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번 공공주택지구 지정된 지역 역시 반발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사전 논의 없이 후보지를 낙점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다만 공급책을 내놨으나 시장에서는 한 발 늦은 셈”이라며 “이에 강력한 규제에도 수요가 몰리며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날 홍 부총리는 ‘집값 고점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관계장관 회의 때마다 집값 고점론을 꺼내들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성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이에 시장에서는 정부의 잇단 경고에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이제 정부도 고점 평가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홍 부총리가 집값 고점에 대해 경고한 지난주에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집값 상승률이 0.2%대로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0.20% 올라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처음으로 0.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 수석위원은 “하반기는 몇 년간의 주택가격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거래량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현재도 매도자의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고, 매수자도 고점이라는 인식이 있어 거래량이 적은 가운데 계약 건은 신고가를 기록하는 식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집값 상승은 매수심리는 강한데 이를 충족할 양질의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