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요양병원 입원환자 확진자 44명 중 39명 돌파 감염
경남 김해 요양병원 14명도…12명은 델타 변이바이러스 감염
접종 후 시간 지나 방어력 떨어져…델타 변이바이러스도 원인
전문가 "50대 이상 연령대 부스터샷 우선 접종 방안 검토해야"
최근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도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방역 당국과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방어력이 감소했을 가능성과 현재 유행 중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 영향 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 요양병원에서는 9일 기준 입원환자 확진자 44명 중 39명이 돌파 감염으로 확인됐다.
접종자 중 37명은 아스트라제네카, 2명은 화이자 접종을 받은 상태였다. 이들 대부분은 3월에 1차 접종을 해 5∼6월 사이 2차 접종을 완료했다.
해당 병원 종사자 5명도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상태에서 돌파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대규모 돌파감염의 원인을 다양하게 추정하고 있다.
우선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 시 항체 생성률이 젊은 사람보다 다소 떨어지는 데다 입원환자의 건강상태가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점도 원인이 될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환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에어컨을 가동한 점도 확인됐고 최초 확진자 증상 발생 이후 진단을 받기까지 바이러스 노출도 길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점도 돌파감염 원인으로 시는 추정했다. 실제 이 요양병원 확진자 중 2명에게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난 6일 이후 이날까지 경남 김해 한 요양병원 3층에서는 14명(입원 환자 13명·종사자 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14명 중 12명은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분이 80대인 이 확진자들도 일찌감치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상태여서 시는 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대부분이 고령층 기저질환자여서 면역 형성 수준이 낮은데다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에 장기간 노출된 점이 돌파감염 집단발생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델타 변이 역시 백신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입소하는 요양시설인 요양원에서도 돌파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 한 요양원에서는 입소자 5명과 요양보호사 1명 등 6명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돌파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지난 3∼4월에 1차, 6월에 2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마친 상태였다.
충남 논산 한 요양원에서도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17명(입소자 13명·종사자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돌파감염은 모두 9명(입소자 5명·종사자 4명)으로 파악됐다.
고령층이 주로 모인 요양병원 등지에서의 돌파감염 사례가 전국적으로 이어지자 전문가들은 부스터샷(추가 접종)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접종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 방어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돌파감염으로 추정할 수 있다. 결국 부스터샷 접종 여부를 논의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나름대로 (부스터샷 시행 계획 등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중증도·사망 비율이 높은 50대 이상 연령대에 부스터샷을 우선 접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델타 변이에 맞춘 백신이 없다는 점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mRNA 계열 백신은 델타 변이에 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는 "백신 접종을 했다고 해서 아예 안 걸리는 건 아니기 때문에 환자가 유입됐을 경우 반복 노출이 되기 전 빨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면 예방 효과가 더 낮아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모두에게 접종 기회가 돌아가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당장은 힘들겠지만 결국 우리도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특히 처음 접종한 (고령층 등) 분들이 접종을 마친 지 더 오래됐고 고위험군이기도 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는 일부 백신 구매협상 진행 과정에서 부스터샷 등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한 물량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