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소녀, 14세 나이에 출산 중 사망
여성인권가·UN·시민사회 등 분노 이어져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14살 어린 소녀가 아이를 낳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메모리 마차야라는 이름의 소녀는 지난달 15일 마랑게 동부 지역의 한 교회에서 출산을 하던 중 숨을 거뒀다.
당시 마차야가 아기를 낳던 교회는 종종 의약품과 입원 치료를 거부하는 악습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곳이었다.
앞서 마차야는 결혼을 위해 학교도 다니지 말 것을 강요받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성년자 착취 사실도 알려졌다.
짐바브웨 경찰은 현재 마차야가 사망에 이르게 된 정황과 매장 과정에 대해 조사 중이다.
다만 마차야의 가족들은 아기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을 통해 전했다.
이 사건으로 시민들과 인권운동가들은 개탄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성 인권운동가, 짐바브웨 야당, 유엔 등은 짐바브웨 당국에 14세 여성 마차야와 결혼한 남성을 체포하라며 항의하고 나섰다.
또한 '메모리 마차야를 위한 정의'를 요구하는 온라인 탄원서에는 지금까지 5만7000건이 넘는 서명이 이뤄졌으며, 아동결혼금지를 촉구하는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SNS에서 벌어지고 있다.
짐바브웨의 여권 운동가 에버조이스 윈은 "짐바브웨에서 여성과 소녀들은 개인의 권리를 가진 완전한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며 "힘을 모아 기존 법을 강화하거나 새 법을 만들도록 압력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짐바브웨의 법에 따르면 여자아이는 18살부터 결혼할 수 있고, 16살부터 합의에 따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결혼으로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믿는 일부 가정에서는 어린 소녀를 결혼시키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유엔은 성명을 발표하고 짐바브웨 정부에 아동 결혼과 관련된 문제 해결과 단속 강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