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손보사, 재보험적자 6천억 돌파…'공동인수' 재부상


입력 2021.08.05 06:00 수정 2021.08.04 15:2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재보험 적자폭 1년새 37.6%↑

재보험 출재 의존도 상향 요인

"공동재보험 등 분산 전략 필요"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재보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적자폭이 1분기만에 6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재보험 사업에서 입은 손실액이 6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적으로 심사 요건을 강화하기보단 재보험에 의존한 위험 분산 전략이 지속되면서 출재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공동재보험을 포함해 손보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위험 분산 전략을 재설계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5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 10개 손해보험사의 재보험 순수지차액은 6591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순수지차액인 4790억2500만원 대비 37.6%(1801억18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계약의 일부를 다른 보험사에 넘겨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한 상품이다.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재보험은 크게 다른 보험사에게 책임을 넘기고 돈을 내는 출재 계약과 다른 보험사로부터 책임을 받고 돈을 받는 수재계약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순수지차액은 각 보험사가 재보험을 위해 진행한 출·수재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을 모두 더한 값이다. 순수지차액이 마이너스이면 보험사가 재보험 사업을 진행해 얻은 이익보다 다른 보험사에 지불한 재보험료가 더 많다는 의미다.


보험사별로는 농협손해보험이 올 3월 말 3074억7200만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가장 큰 순수지차액 적자를 기록했다. KB손해보험(-594억4410만원), DB손해보험(-584억75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에는 224억6500만원 규모의 재보험 순수지이익을 거뒀지만, 1년 만인 올 3월 말에는 1075억4600만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 호 전도 사건에 대한재보험금 발생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데일리안

손보업계가 재보험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출재 전략 수립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실제로 올 1분기 손보업계의 출재차액은 7135억97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손실규모인 5155억1800만원보다 38.4%(1980억79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손보사들이 재보험사에 맡겼다가 나간 보험금 규모가 1년 새 2000억원 가량 더 늘어났다는 의미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공동재보험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의 위험·저축·부가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출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급보험금, 해약환급금, 만기보험금, 책임준비금 적립 등의 책임을 재보험사와 나누는 장점이 있어 효율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속된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존 고금리 계약을 떠안게 되는 재보험사가 금리가 내려간 만큼의 손해를 감안해 재보험료를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에 공동재보험 시장의 규모는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공동재보험이 도입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계약에 나선 보험사는 ABL생명 단 한 곳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보험이라는 사업 구조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큰 위험을 분산시켜 업계 공통으로 가는 방법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며 "새 회계제도에 대비해 공동재보험의 필요성이 부각됐지만 높은 보험료가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서 위험분산을 설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