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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 이전' '신수도론' '탄소중립'…與 주자들 공약 경쟁


입력 2021.08.04 13:45 수정 2021.08.04 13:45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이낙연 "서울공항 부지에 신도시 조성"

추미애 "2030년 온실가스 50% 이상 감축"

정세균 "충청 신수도권 메가시티 구축"

이재명 "기본주택 100만 포함 250호 공급"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달 28일 열린 본경선 1차 TV 토론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잇따라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네거티브 공세가 상대방의 지지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면, 정책은 후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경선이 조기 과열되면서 후보들의 무리한 공약 남발에 대한 검증 필요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 이전 공약을 내놨다. 서울공항 기능은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고, 부지는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성남 주거 벨트가 연결된 ‘스마트 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또한 신도시 조성을 통한 주택 3만 호 공급과 지역 고도제한 해제로 4만 호의 추가 공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공항 이전 문제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얘기가 나왔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안보상 이유가 컸고, 공항 주변 땅값이 요동치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우려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지방분권’ 기조와 달리 수도권 과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에 이어 추미애 후보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후정의’ 공약을 발표했다. 지대 개혁, 신세대 평화 프로세스에 이어 세 번째 공약이다. 앞서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 제시했던 탄소중립 공약을 보다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석탄발전소 신규 구축 금지와 점진적 폐지, 재생에너지 기술 지원, 탈내연기관 전환 등의 과제를 제시했고, 단계적 과정을 거쳐 탈원전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후보는 특히 “2030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규모를 지난 2018년 대비 최소 50%로 상향조정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 정부의 감축 목표치보다 2배 높은 수준이며, 이낙연 후보가 제시했던 ‘45% 감축’보다도 강화된 수치다. 더구나 원전 없이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세균 후보는 ‘충청 신수도권 조성’ 공약을 꺼냈다. 청와대·국회·대법원 등 국가 주요 기관을 충청 신수도권으로 옮기고, 경부선에 대응하는 강원~호남 간 고속철도망을 구축해 X자형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정 후보는 “수도 이전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국가균형발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야 최대 격전지가 될 충청지역의 표심을 잡아 본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담겼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벽이 높다. 먼저 수도 이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는 만큼, 개헌을 하거나 판결을 바꿔야 하는 선결과제가 있다. 또 수도 이전에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혁신도시, 재정분권 등 국가균형발전을 강조했지만 변죽만 울린 채 선거용 공약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전날 이재명 후보는 임기 내 250만 호 주택공급 공약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가 2025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205만 호에 45만 호를 추가하고, 이 중 100만 호는 기본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 제도라는 게 이 후보의 설명이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여야의 집중포화 대상이 됐다. 이낙연 후보 측은 “기본주택 100만 호를 어디에 짓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고, 정세균 후보 측은 “취약계층의 기회를 오히려 빼앗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은 “저런 유토피아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돈이 없어서 못 해낸 일”이라며 “이 후보가 갈수록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대표를 닮아 간다”고 비꼬았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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