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 수출 554억달러…집계 이래 최대 월간 실적
HMM 노사, 임금인상률 이견에 임단협 난항…파업 시 물류대란 불가피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역대 최대 월간 실적을 달성하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국내 유일 대형 컨테이너사 HMM에 파업 그림자가 드리우며 해운 대란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HMM 파업 시 국내 기업들의 수출길이 막혀 물류대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지난해 7월보다 29.6% 늘어난 554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가장 많은 월 수출액이다. 종전 최고치인 2017년 9월 551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3억2000만달러 많은 수치다.
세계 경제 및 교역 회복세가 뚜렷해 하반기에도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난항을 겪으며 컨테이너선 운항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HMM의 선복량은 세계 8위 수준으로 84만2192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해상 물동량이 늘며 상반기에 투입된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은 모두 만선(滿船)으로 출항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된 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2척은 32항차 연속 만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33항차에 99% 선적을 기록했지만, 34항차부터 또 다시 만선을 이어가며 현재까지 45항차 중 43항차 만선을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델타변이 확산과 선박 부족 등으로 수급불일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임시선박을 지속 투입하며 수출 대란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현재 입단협 교섭이 갈등을 빚으며 수출 대란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는 각각 25%, 5.5%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해 의견 차를 보였다.
HMM은 사무직원들로 구성된 육상노조와 선원들로 구성된 해상노조가 회사와 각각 임단협을 진행한다. 이들 노조는 각각 8년, 6년간(2015년 제외) 임금이 동결됐던 만큼 큰 폭의 연봉 인상률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채권단 관리를 받는 HMM은 그간 수조원대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채권은행이자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먼저 협상을 진행한 육상노조와의 교섭에서 HMM은 임금을 5.5% 인상하고 격려금으로 월 기본급 100%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요구한 임금 25% 인상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육상노조는 지난달 29일 대의원 회의를 열고 찬반투표를 통해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을 하기로 했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다시 찬반투표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노조가 파업을 단행할 경우 1976년 창립 이래 첫 사례가 된다.
HMM 측은 "상호간의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3일 3차교섭을 앞둔 해상노조는 사측에 채권단과 상의한 후 임금 인상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교섭에서도 진전이 없을 경우 해상노조는 육상노조와 함께 중노위 쟁의조정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해상노조는 선원법상 국내에 정박하는 선박만 파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