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사장 ‘밝은 미래’ 언급 두고 ‘단종설’ 의견 분분
해외서 출시 청원까지…폴더블폰 대중화에 운명 달려
‘S펜’으로 10년여간 큰 사랑을 받아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차기 모델을 내년에는 만나볼 수 있을까.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노트 ‘단종설’이 다시 확산하면서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었던 제품의 예상 렌더링이 공개됐다. 이대로 보내기엔 ‘미련’이 남았는지 차기 제품을 출시해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네덜란드 정보기술(IT) 매체 레츠고디지털은 1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21’ 예상 렌더링을 공개하면서 “당분간 갤럭시노트 신제품에 대한 기대는 추측으로만 남게 됐다”며 “이제 모든 희망은 ‘갤럭시노트22’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렌더링을 보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1’과 닮은 카메라 모듈에 갤럭시노트 시리즈 특유의 각진 모서리와 S펜이 탑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 단종설은 지난해 12월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S21 언팩(공개) 행사를 열기 전 S펜을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하면서부터다.
단종설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갤럭시노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공식 부인했고 해프닝에 그치는 듯했다.
하지만 몇 달 뒤인 3월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장(사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하반기 갤럭시노트 출시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올해 미출시가 기정사실화됐다.
그래도 여지는 있었다. 고 사장이 “갤럭시노트는 지난 10년간 지속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을 받아온 중요한 제품 카테고리”라며 “출시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갤럭시노트 고객의 마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최근 단종설이 재점화된 것은 신규 폴더블폰 공개를 앞두고 발표된 노태문 사장의 기고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면서다.
노 사장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이번에 소개하지 않지만, 노트 경험 또한 여러 갤럭시 단말에서 지속 확장되며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 경험을 여러 단말에서 확장하겠다’는 말은 앞으로 갤럭시노트를 출시하지 않는 대신 여러 단말에 S펜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다시 말해 S펜과 대화면이라는 갤럭시노트의 유산을 다른 단말에 넘기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반면 갤럭시노트 팬 입장에서 ‘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행복회로’(현실과 다른 행복한 상상을 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신조어)를 돌려보면 내년 차기 제품 출시를 암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공식적으로 단종을 발표하지 않고 계속해서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갤럭시노트가 폴더블폰과 달리 전 세계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판매량을 보장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해외에서는 갤럭시노트 신제품 출시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 등록 하루 만에 1만명이 참여했으며 이날 오전 기준 약 2만7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대중화에 가까워질수록 갤럭시노트는 결국 단종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잘 팔리던 제품 출시를 포기했다. 하반기 주인공 자리는 온전히 폴더블폰 몫이 됐다.
만약 폴더블폰 대중화가 늦어져도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 모델에 S펜을 내장하는 식으로 갤럭시노트 대체를 노려볼 수 있다. ‘갤럭시S-노트-Z’ 3개 플래그십 라인업을 모두 운영하는 것도 부담이다. 상반기 ‘S’, 하반기 ‘Z’로 정리하면 더 효율적으로 플래그십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