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쥴리' 논란 어떻게 넘을까

캠프 "부인 접대부설‧불륜설 단연코 사실 아냐"

김건희씨 대학졸업증명서‧사진 공개 방안 검토

'소문 유포한' 유튜버‧기자 형사고발 강경 대응

"오히려 동정여론 자극해 여권에 역풍될 수도"

29일 오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 앞을 보수 지지자들이 차로 막아놓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관련 의혹이 대선정국 초입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된 각종 소문과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론전은 물론 소송전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29일엔 서울 종로구의 한 외벽에 김건희씨가 과거 유흥업소에서 '쥴리'란 이름으로 접대부 일을 했다는 소문을 담은 벽화가 논란이 된데 이어 관련 의혹을 가사로 적은 노래와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했다.

일부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 사이에서 '쥴리 벽화'가 성지(聖地)로 거론되고 인증샷 캠페인까지 펴고 있다. 여기에 친여 성향 유튜브 방송 등을 중심으로 김씨 사생활 의혹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미 윤 전 총장 관련 기사 댓글에는 "쥴리가 누구냐"는 내용이 도배되던 상황이었다.

대선캠프도 김씨를 둘러싼 각종 소문을 퍼트린 매체 관계자 등 10명을 형사 고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날 윤 전 총장 법률팀은 유튜브 '열린공감TV'와 '서울의 소리', '오마이뉴스' 등 특정 정파 성향의 매체 관계자를 성폭력처벌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률팀은 김씨의 이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김씨에 대한 유흥접대부설과 불륜설은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법률팀은 "김씨는 경기대를 졸업(미술전공)하고 취업이 되지 않아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 진학한 평범한 대학생, 대학원생이었다"면서 "유흥접대부로 일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거듭 강조했다.

법률팀은 "그동안은 너무 터무니없는 내용이고 주변 사람들이 떳떳하다는 것을 알기에 대응하지 않았으나,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사람들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대응하게 됐다"며 "차제에 김 씨의 대학 졸업 증명서, 사진 등 근거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이번 대선은 '쥴리 선거' 될것"
"동정여론 자극해 여권에 역풍" 전망도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적극적인 해명과 반격에도 여론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사람의 존엄성과 인격을 짓밟고 성희롱까지 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면서 "이럴수록 오히려 동정여론을 자극해 여권에 역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 부인 논란이 반복되고, 커지면 사람들이 진실을 알려고 하기 보단 '윤석열 부인이 뭔가 문제가 있긴 있구나'라는 부정적 인식만 남게된다"면서 "벽화를 그린 사람은 이렇게까지 논란이 커진걸 보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이 '쥴리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선을 7개월 앞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선 근거 없는 소문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7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이른바 '생태탕 의혹'은 선거일 열흘 전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상대가 해명할 겨를도 없이 선거 막판에 터트려야 효과가 커진다는 정치적 계산을 따른 것이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날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정치판이 아무리 엉망이라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수준이 여기까지 왔느냐"라며 "저 사람들 배후엔 어떤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런건 가족 문제를 넘어 여성 인권과 관련돼 좌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일반 시민들이 아닌 거짓 의혹을 조직적으로 확산시킨 이들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