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주자에 물량 절반·전체 우선 청약 기회
서울 인접 택지지구로 이주수요 유입…당첨 확률↑
"흥행효과 거두겠지만, 시장 안정은 제한적"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신규택지에 대한 사전청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인근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청약 기회가 우선 주어짐에 따라 당첨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돼서다.
국토교통부는 2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기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3일 특별공급 접수가 끝나면 4~5일 해당 지역 거주자에 대한 1순위 청약, 6일 수도권 거주자에 대한 1순위 청약 접수가 각각 이어진다. 2순위 청약 접수는 11일로 예정돼 있으며 당첨자 발표는 오는 9월1일이다.
1차 사전청약 대상은 ▲인천계양 1050가구 ▲남양주진접2 1535가구 ▲성남복정1 1026가구 ▲의왕청계2 304가구 ▲위례 418가구 등 총 4333가구다. 이후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국토부는 연내 3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했으나 고점 경고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내년 계획된 2000가구를 앞당겨 올해 총 3만2000가구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7월 4333가구를 시작으로 10월 1만가구, 11월 4100가구, 12월 1만3600가구 등 4차례에 걸쳐 공급이 이뤄질 방침이다.
이는 사전청약 홈페이지 방문자수가 400만명을 웃도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공급물량을 늘려 더 많은 청약 대기수요를 흡수하겠단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 달리 여전히 과열된 시장 분위기는 식지 않고 있다.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시작한 사전청약 제도가 되레 인근 지역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공급물량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도시 기대감만 키운 탓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인천시의 전셋값은 지난해 7월보다 16.1% 올랐다. 같은 기간 남양주와 성남의 전셋값은 각각 24.8%, 13.0% 상승했다. 사전청약이 예정된 파주와 하남은 1년 전 대비 전세가격이 각각 25.1%, 21.0% 치솟았다.
해당 지역 거주자에 대해 청약 우대가 주어지다 보니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들 지역으로 옮겨가는 이주수요가 늘어서다.
사전청약 시점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면 거주기간을 충족하지 않아도 우선 청약 기회를 부여받는다. 본청약 입주자 모집공고일까지 거주기간을 채우면 된다.
1차 사전청약 대상인 인천계양과 남양주진접2, 위례 등은 전체 물량의 50%가 지역 거주자 및 경기도 거주자에게 배정된다. 모두 전용 60㎡ 미만으로 공급되는 성남복정1, 의왕청계2는 물량 전부가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전청약이 계속 이어지는 만큼 이들 지역의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단 평가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고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수요 움직임이 두드러질 거란 견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에서 원하는 사전청약에 대한 흥행 효과는 거둘 수 있을지 몰라도 시장 안정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사전청약으로 매매수요는 조금 경감시킬 수 있지만, 이들 수요가 신도시 예정지구 전세 시장으로 흡수되면서 전셋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현재 택지로 선정된 곳 가운데 사실상 서울의 연장인 지역들을 중심으로 전세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