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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딩 마음 사로잡기 나선 '로블록스', 게임 규제 두고 '혼란'


입력 2021.07.28 06:01 수정 2021.07.27 17:05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로블록스' 한국 공식 진출에 국내 게임업계 혼란

게임위, '로벅스' 환전성 이슈 검토…'개발자 생태계' 특성 두고 고민

네이버 '제페토' 게임법 제외 두고 논란…"메타버스 게임은 게임물로 봐야"

미국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 대표 이미지.ⓒ로블록스

미국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가 한국 지사 설립으로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게임업계에 혼선이 커지고 있다. 규제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서는 로블록스 내 화폐의 환금성 이슈 관련 게임법 적용을 두고 고민이 커졌고, 업계에서는 메타버스가 게임물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고 있어서다.


28일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위워크 역삼2호점 빌딩에 ‘로블록스 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했다.설립 목적은 ▲온라인 게임 및 개발 플랫폼 관련 서비스 지원 ▲해외 계열사의 국내 전자상거래 사업 지원 ▲해외 계열사의 국내 홍보, 마케팅, 기타 사업 지원 등이다.


이처럼 로블록스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게임사들과 네이버 ‘제페토’ 등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또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등 정부에서는 로블록스 한국 지사가 본격 유통에 나설 경우 게임 내 화폐인 '로벅스' 환전 등에 대해 규제 변화를 적용해야할지 고민이 커지는 모양새다.


로블록스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이용자가 만든 수천만가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미국 초등학생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초통령’, ‘게임계의 유튜브’ 등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도 앱 마켓 등을 통해 서비스가 되고 있으며,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문제는 ‘로벅스’의 환전과 거래다. 미국 등 해외에서 로블록스는 게임 안에서 암호화폐 ‘로벅스’를 기반으로 물건을 만들어 사고 팔고, 달러 등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용자 간 게임 속 재화 거래와, 재화의 현금화가 '사행성'을 우려해 불법으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로블록스는 한국에서 게임위로부터 자체등급분류를 적용 받는다.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자체등급분류사업자가 관리하고, 게임 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게임위가 사후관리에 나서는 구조다. 다만 국내 진출을 본격화한만큼 자체분류사업자를 신청한다거나, 게임물 개별 심의를 신청할 가능성도 고려되고 있다.


이에 게임위는 로블록스 한국 지사 설립을 기점으로 환금성 관련 등 규제를 그대로 적용해야할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로벅스가 개발자들의 수익원이 되고 있는 부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로벅스는 게임 이용자 간 수익을 얻기 보다는 개발자가 아이템을 판매하고 수익을 얻는 구조이다보니 개념이 조금 다르다”며 “로블록스가 한국 지사를 설립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실무진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블록스를 비롯해 메타버스 게임을 게임물로 봐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가령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앱 마켓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분류돼있고, 게임위로부터 등급분류 심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제페토'는 게임 기능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게임물인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 제작을 할 수 있도록 게임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게임위 정책연구소에서도 메타버스 관련 초기 연구에 착수했다. 게임위 연구소 관계자는 “여러 자문위원들의 의견과 논문을 토대로 메타버스 게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게임으로 분류해야할지, 또 게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 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 다양한 연구를 최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역시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게임을 ‘게임물’로 봐야한다고 보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로블록스 진출로 메타버스 서비스 대응에 나서는 등 긴장하는 한편, 게임 산업의 메타버스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가상세계 내 이용자간 커뮤니티 기능이 발달됐다는 점에서 여러 산업 가운데 게임과 가장 닮아있고 본다”며 “로블록스 한국 지사 설립으로 게임사들이 자극을 받아 메타버스에서 발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과 같은 규제 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게임위는 로블록스로 뜨거운 감자가 던져진 것"이라며 "초등학생 게임인데 환전 이슈로 규제를 적용하면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논란이 두려울 것이고, 또 한 차례 과거 게임위가 주전자닷컴에 심의를 받게 해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에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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