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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장관이었다면 달랐을까”…열사병 순직 장병 어머니의 절규


입력 2021.07.26 14:07 수정 2021.07.26 14:07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담당의사, “사인은 열사병 맞아, 뇌 주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

군 관계자,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 조사 중”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DMZ 수색 작업 도중 혹독한 무더위에 쓰러져 순직한 병사의 어머니가 “아이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닌 무관심”이라며 “엄마가 장관이거나, 아빠가 국회의원 혹은 별을 단 장성이었다면 같은 결과였을까?”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육군 22사단 소속의 의무병 심준용 상병의 어머니 글이 공개됐다.


해당 편지에는 “제 아들은 작년 12월 논산훈련소로 입소했고 의무병으로 22사단에 배치됐다”며 “지난 6월 24일 코로나19 1차 접종을 받은 뒤 6월 30일 GP로 올라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방탄조끼를 입고 방탄모를 쓰고 등에는 군장을 앞에는 아이스패드가 든 박스를 메고 경사가 37~42도인 가파른 산길을, 혼자 걷기도 힘든 수풀이 우거진 길을 내려갔다더라. 몸 어디로도 열이 발산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웬만하면 힘들다는 얘기도 안 하는 아이인데 힘들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고 귀대 과정 오르막에선 이상증세도 보였다고 한다”며 “잠시 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작전지역이 너무 험해 헬기로 이송이 불가능해 같이 작전 중이던 대원들이 아이를 업고 물을 뿌리며 GP까지 왔다”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때가 오후 12시 반경인데 응급실 도착이 4시 15분경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도착한 아들 체온은 40도가 넘었다. 뇌는 주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있다 하고, 팔다리는 경련을 일으키고, 혈압은 70 밑으로 떨어져 있고, 혈전이 생겼다고 했다”며 “이후 병원에서 병명은 열사병이 맞다고 하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어머니는 “애초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안타까워하며 “백신 맞은 지 일주일도 안 된 아이를, GP 도착하고 24시간도 안 된 아이를, 훈련도 없이 수색 대원들과 함께 작전에 투입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단됐다던 훈련을 재개하면서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것이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만 20살의 건장하던 아이가 한 줌 가루가 되어 조그만 함에 담겨있는 것을 볼 때마다 기가 막혀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며 “이런 억울하고 안타까움 죽음도 우리 아들이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고(故) 심준용 상병. ⓒSNS 캡처

한편 군은 심 상병 순직과 관련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현장 검증한 내용을 토대로 군단 군사경찰에서 부모님께 당시 현장 상황 등을 설명드렸다”며 “향후 장병들의 임무수행 여건을 보장하고, 사전 위험성 평가를 통해 유사 사례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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