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 번의 회의서 尹 네거티브
김용민 9차례, 김영배 8차례 등 거론
과거 국민의당 '문모닝' 버금갈 정도
다수여당 특정인 네거티브 '이례적'
더불어민주당 주요 대소사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최고위원회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성토장이 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여 선언이 있었던 지난달 29일 이후 열린 열 차례의 회의 모두 발언 중 단 한 번도 윤 전 총장 비판이 빠진 적이 없었다. 과거 국민의당 지도부가 매일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를 비난해 ‘문모닝’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것과 비교될 정도다.
23일 최고위원회의도 예외가 아니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 네거티브 자제를 촉구하며 “윤석열 후보가 무너진 이유가 무엇이냐. 과거의 포로가 돼 미래 비전 제시가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작 본인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대국민 사기행각’이 만 천하에 드러났다”며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장외 실투만 일삼는 불량 럭비공 윤석열에 대해 손절매가 시작됐다”며 “윤석열 후보의 돌풍은 드디어 전직 칼잡이의 좌충우돌 소동만 남긴 채 초라하게 막을 내릴 수 있는 모양새인 것 같다”고 폄훼했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유죄 관련 “정권 정통성에 하자가 있다”는 윤 전 총장의 평가가 나오자 “문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윤석열 후보 본인이 했던 검찰총장직 전체의 부정”이라고 비난했다.
김용민 수석 최고위원은 이례적으로 이날 윤 전 총장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6차부터 34차까지 9번의 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를 한 번도 빼놓지 않았던 이가 김 수석 최고위원이다. 그는 장모 유죄, 이동훈 전 대변인 입건, 배우자 김건희 씨 논문표절 의혹, 지지율 변화,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등 윤 전 총장 관련 부정적 이슈라면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 밖에도 지난 2일부터 개최된 열 번의 최고위원회의 중 김영배 최고위원 8회, 강병원 최고위원 6회,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 4회, 백혜련 최고위원 3회, 전혜숙 최고위원 2회를 각각 언급하는 등 윤 전 총장을 회의의 메인 이슈로 올렸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단 한 차례만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중심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2016년 ‘문모닝’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국민의당과도 비교된다.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하며 민주당 아성을 위협했던 국민의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주도권을 잃은 뒤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 공세에 올인했었다. ‘고장난 녹음기 같다’는 비아냥을 듣다가 나중에는 문재인과 굿모닝을 합성해 ‘문모닝’이라는 조어도 만들어졌다.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스스로 “우리가 문모닝을 했다”고 농담처럼 인정할 정도였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집권여당의 특정인을 향한 집중 네거티브를 다소 이례적인 일로 진단한다. 네거티브 공세는 주로 야당이 여당에게, 소수당이 다수당에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라는 점과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물이라는 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