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손보업계 순익 7413억
메리츠, 실적 24% 급증 전망
"영업·손해율 관리 강화 효과"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영업과 손해율 관리를 동시에 강화하면서 업계 최고 실적 상승폭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2024년까지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김용범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5개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74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173억원 대비 3.3%(240억원) 늘어난 규모다. 5개 손보사의 보험료수익도 지난해 2분기 15조9144억원에서 올해 2분기 16조5252억원으로 3.8%(6108억원)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순이익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메리츠화재다. 올 2분기 메리츠화재는 131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1058억원 대비 24.2%(256억원)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 순이익도 941억원에서 1139억원으로 21.0%(198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화재(2693억원→2716억원·0.9%↑), 한화손보(362억원→371억원·2.4%↑) 등도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이 올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손해율 관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줄어든 외부 이동과 함께 감소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주요 10개 손보사 차보험 손해율은 82.4%로 전년 동기 88.8%보다 6.4%p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삼성·현대·DB·KB 등 빅4 손보사의 차보험 손해율은 78.9%로 집계됐다. 차보험 적정 손해율인 76~79%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차보험 손해율이 1%p 하락하면 약 15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이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상반기 80.7%에서 올해 75.8%로 떨어지면서 업계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차보험뿐 아니라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영업을 강화해 실적 상승을 노리고 있다. 올해 1분기 메리츠화재는 1년 전보다 10.2% 늘어난 2조748억원의 장기인보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국내 손보업계 4위에 해당하는 장기인보험 수입보험료를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바탕에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계획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2024년까지 순이익을 1조5000억원까지 늘려 메리츠화재를 손보업계 1위사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담긴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직원에게 발송했다.
김 부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텔레마케팅 채널 점유율을 16%에서 22%로 6%p 높일 방침이다. 장기보험 마진율은 11.2%에서 11.8%로, 일반보험 세전이익은 186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해 업계 1위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며 손보사들의 실적이 대체로 상승해 하반기 영업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적인 영업과 손해율 관리에 동시에 성공한 메리츠화재가 높은 목표치를 설정한 만큼 향후 시장 움직임을 선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