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추격 허용하며 위기감
'부자 몸 조심' 전략 실패 인정
"불안해지고 있다"며 전략 수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본인의 수세적 대응을 “전략적 실패”라고 평가하고, 공세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당내 경쟁자들이 “반칙을 했다”며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이 지사는 “본선이 2~3% 정도 박빙 승부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내부 단합을 기하기 위해서 ‘절대 상처 주면 안 된다’ ‘부상 입히면 안 된다’ 이렇게 해서 제가 너무 방어를 안 했던 것 같다”며 “제 전략 실패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칙 사례로는 “지역주의자 공격”을 꼽으며 이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 지사는 “진보 정권이 영남을 차별했던 것처럼 말을 만든 다음에 저를 지역주의자로 공격한 게 마음 아팠다”며 “팩트를 왜곡해서 공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적이나 정책은 지적할 수 있지만 그 외에 네거티브적인 공격은 안 하는 게 좋다. 안 할 생각”이라면서도 “부당한 공격이 이어지면 반격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태세 전환을 예고했다. 전날 이 지사는 측근의 옵티머스 연루 의혹을 꺼내며 이 전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었다.
이 지사는 또한 “우리 지지자들이 사실 지금까지 방심하는 경향이 있었다. 저도 좀 그런 게 있었다.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라며 위기 상황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금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며 “국민 지지율이라는 것은 한두 달 사이에도 급전직하해서 상전벽해가 이뤄진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예비 경선을 거치며 ‘이재명 대세론’이 다소 흔들린 반면, 이 전 대표 등 경쟁자들의 추격이 본격화된 것으로 진단한다. 여배우 스캔들에 더해 답답하다는 평가가 있었던 이 지사의 수세적 대응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캠프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 대응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돌림빵" "무식한 X" 캠프 인사 잇단 설화
다만 이 과정에서 측근들의 적절치 못한 언어 사용이 구설수에 오르며 이 지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사 본인 역시 앞서 ‘여배우 스캔들 해명’ 요구에 “바지를 또 내려야 하느냐”고 대응했다가 여러 차례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재명 캠프 좌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13일 “마치 동네 싸움판에서 제일 싸움 잘하는 사람을 나머지 사람들이 소위 ‘돌림빵’ 하듯 공격하고 검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정 의원은 이후 “조리돌림으로 표현하려 했으나 그와 다르게 순간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은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이 지사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향해 “비루먹은 강아지”, “무식한 X”, “양심 없는 X” 등 막말 이상의 표현을 동원해 비난을 퍼부었다. 정 의원과 달리 김 의원은 별도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정세균 캠프 김성수 공보단장은 “이재명 후보 측 언어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상대가 먼저 ‘돌팔이’라는 막말로 비난했다 하더라도 민주당다운 대응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장수'로 시작된 막말이 계속될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캠프 차원의 깊은 자성과 금도가 요구된다”고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