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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들 불편하신가"…홍역 치른 이준석, 정면돌파 선택?


입력 2021.07.14 12:06 수정 2021.07.14 14:34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당 안팎 비난 여론에 정면돌파

"나쁘지 않은 스탠스라 생각"

언론에 화살…"전달 온도차"

전문가들 "소통·생각 넓혀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전국민재난지원급 지급을 합의했다 번복한 것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임기 한 달을 맞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합의 번복 및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 주장 등을 둘러싸고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당내 대선 주자들로부터 '소통 부족', '입조심' 지적을 받은 가운데 이 대표는 '자신의 소신'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면돌파를 선택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14일 KBS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합의한 사항에 대해 번복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 "여야가 샅바싸움 하는 중에서 저희가 나쁘지 않은 스탠스라고 생각했는 데 당내 대권 주자들이 좀 불편하신가 보다"라고 언급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을 주자 말자는 스탠스에 서는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선 강하게 반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합의 번복 논란이 송영길 대표와의 회동 직후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브리핑 내용에서 빚어진 혼선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의식한 듯 언론에 화살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저희는 '소비 진작성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 중에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우선해야 된다는 관점을 합의에 담은 것인데 언론이 속보로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원 합의'라 내다 보니 당 대선 주자분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고, 지급 시기는 방역 상황을 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브리핑해 혼선을 일으켰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소상공인 지원을 어느 안보다 더 강화되고 두텁게 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추후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줄 수 있다고 브리핑 한 것인데 기자 분들이 쓰시는 과정에서 앞의 전제는 좀 축소가 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한다'에 더 방점이 찍어져서 속보가 나갔다. 뭐랄까 전달의 온도차가 좀 있었던 것"이며 이 대표의 주장을 거들었다.


이 대표는 "우리 당에 80% 지금 비율에도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다. 그보다 더 낮은 비율로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이라며 당내에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있는 것을 논란의 원인 중 하나로 점찍기도 했다.


논란 요소 중 하나였던 여성부·통일론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 효율화에 대해 국민들의 지지 여론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저는 파악한다"며 "여성부나 통일부는 사실 특임부처인데, 특임부처 치고는 본인들의 업무 분장이 갈수록 줄어들다 보니 일을 만들어서 건드리는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업무 재조정이나 업무 분장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며 "당연히 야당의 입장에서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야당의 제1목표이고, 행정부에서 가장 좀 비실비실해 보이는 업무 분장을 가진 부처들에 대해서 지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 대표의 정면 돌파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당 안팎에서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윤희숙 의원은 "재난지원금은 피해국민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철학으로, 누구 한 사람이 철학을 덜컥 바꿔서는 안 된다"며 "이런 것을 바꿀 때는 당원과 지지자와 의원 전부가 앉아 머리 터지는 토론을 통해 바꿔야 되는 것"이라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 대표 측이 언론 전달 과정에서의 혼선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대변인이 잘못 옮겼다, 조건부였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기술"이라며 "정치적 기술로 본질을 호도하고 기술로 대응하면 당 지지자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이다. 새정치를 하겠다면 익숙한 행태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날 교통방송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논란을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던진 수류탄에 국민의힘이 맞았다고 비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최고위원은 "당대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최고위원이 당대표 결정에 보완·협의도 하고 도와드렸어야 되는데 이번에는 최고위원들이 도와 줄 여지가 없어 자책하고 있다"며 "어느 누구도 리스크가 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투톱 체제도 만들고 보완해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한편 취임 한 달 만에 소위 '이준석 리스크'라 불릴 만큼 리더십 위기에 봉착한 이 대표를 향해 정치권 전문가들은 폭넓은 소통과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이기려 하지 말고 '생각'을 하라"며 "게임과 정치는 문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지혜로게 잘 헤쳐나가길"이라 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30대 대표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자꾸 가볍게 말하고 행동하는 듯 하다. 이제는 종편 논객이 아니라 제1야당 대표"라며 "무엇보다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은 큰 문제로 보인다. 자신이 실패하면 우리 정치의 세대교체 흐름도 다시 원점으로 가버린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라 언급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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