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선발, 아르헨티나전서 김학범호 데뷔
후반 13분 교체투입 됐지만 짧은 시간 속 이렇다 할 존재감 없어
16일 프랑스전 끝으로 본선 출격, 남은 시간 조직력 극대화 과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김학범호의 와일드카드 황의조(보르도)와 권창훈(수원 삼성)이 마침내 첫 선을 보였지만 이렇다 할 활약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13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친선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전은 3장의 와일드카드 포함 22명의 도쿄올림픽 최종엔트리를 확정하고 나서 치르는 첫 실전이다. 새로 합류한 와일드카드와 기존 선수들 간의 호흡을 점검할 시간이 많지 않아 황의조와 권창훈에게 보다 많은 출전 시간이 부여될 것으로 보였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들을 모두 벤치에 앉혔다.
대신 측면 공격수 이동준(울산 현대)이 원톱으로 나서며 황의조 자리를 대신했고, 권창훈이 나서야 하는 2선에는 이동경(울산 현대)이 배치돼 공격을 이끌었다. 김학범 감독은 본고사를 앞두고 전력을 감추는 듯 했다.
전반전에 기회를 잡지 못한 황의조와 권창훈은 후반 13분 동시에 교체투입 돼 마침내 김학범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벤투호에서 최전방을 종횡무진 누비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황의조는 몸이 다소 무거워보였다.
최전방에서의 볼터치 횟수는 적었고, 아직까지는 김학범호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벤투호에서 자주 보여줬던 강력한 오른발 슈팅도 이날은 한 차례도 보여주지 못했다.
권창훈도 중원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간간이 장기인 왼발을 활용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의 흐름을 바꿀만한 위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전담 키커도 같은 왼발을 쓰는 이강인(발렌시아)이 도맡아 권창훈이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만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제 김학범호는 오는 16일 프랑스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뒤 곧바로 도쿄로 출국해 본 경기에 나서야 한다.
전력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와일드카드가 신은 아니다. 이제 첫 실전에 나선 황의조와 권창훈에게 아직 많은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와일드카드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들과 실전을 통해 호흡을 맞춰볼 기회가 단 두 번 밖에 없었다고 해서 부진을 감싸줄 수는 없다. 남은 시간 동안 황의조와 권창훈의 어깨가 제법 무거워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