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와 '후보자' 연결해 유권자에 임팩트 남겨야
캠프서 이미지·짤 제작…지지자가 자발적 제공도
온라인상에선 '밈'의 소재로 활용돼 확산·전파까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기호 추첨'을 계기로 본격 총성이 울렸다. 대선 주자들은 자신의 등번호가 결정되자마자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앙당 본경선 기호 추첨 결과 1번 이재명 경기도지사, 2번 김두관 의원, 3번 정세균 전 국무총리, 4번 이낙연 전 대표, 5번 박용진 의원, 6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순으로 배정됐다.
기호는 곧 후보를 뜻하기 때문에 일단 기억하기 쉬울수록 좋고, 후보자의 이미지와 잘 연결돼서 유권자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각종 '밈'(meme·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사진이나 GIF 파일)의 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어 중요성은 더 커졌다.
'기호 1번'을 배정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첫 번째'라는 상징성을 확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1(일) 잘하는 이재명' '1위 주자 이재명' 등의 구호가 벌써부터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 지사는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 이행률이 90%를 넘고, 도지사 직무평가에서도 3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1(일)꾼'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어 활용 가치는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기호 2번'의 김두관 의원은 손가락으로 표시하는 숫자 2가 승리를 상징하는 '브이자'(V)라는 점에서 유권자에게 쉽게 각인될 것으로 기대한다. 캠프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단톡방에서는 '이(2)번에는 김두관'이라는 응원 메시지가 올라온다"고도 전했다.
'기호 3번'의 정세균 전 총리는 '3시3끼(삼시세끼) 밥 짓는 경제 대통령' 구호를 활용할 방침이다. 캠프 측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 전 총리는 과거 쌍용그룹에서 17년간 근무한 기업인 출신으로 실물 경제를 잘 이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산업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기호 4번'을 배정받는 이낙연 전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이을 '4기' 민주 정부를 수립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민주 정부 4기 적통, 기호 4번 이낙연"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민주당의 4번 타자" "4랑해요 이낙연" 등을 외치며 세 과시에 나섰다.
'기호 5번'의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언맨' 합성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섯 손가락을 쫙 펴 빔을 쏘는 아이언맨처럼 기호 5번"이라고 소개한 뒤 "최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하고 동료들을 지켜낸 아이언맨처럼 저도 혁신 창업 경제를 선도하여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부펀드를 통해 '국민자산 5억 성공시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낸 것, 2000년 국회의원 선거 첫 출마와 2012년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때 기호 5번을 달았던 점 등을 언급하며 숫자 '5'와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기호 6번'의 추미애 전 장관은 손가락으로 '6'을 표시하려면 양손을 모두 써야 한다. 언뜻 활용하기 쉽지 않아 보이지만 지지자들의 샘솟는 아이디어를 적극 차용한다는 방침이다. 캠프 측 관계자는 "추 전 장관이 여성 최초로 지역구 5선 의원을 지냈다"며 "지지자들이 '5선 의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통령 후보 기호 6번'이라는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 보내주셨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