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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역선택' 비난하다 조국·추미애 리스크 인정한 與


입력 2021.07.12 14:36 수정 2021.07.12 14:37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선거인단 신청 후 추미애 지지 밝혀

민주당 "집단적 역선택 선동" 발끈

논란 많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

김재원 "역선택? 추미애는 뭐가 되나"

윤호중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06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송영길 대표를 대신해 회의를주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자당의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행동에 대해 ‘집단적 역선택 선동’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SNS 통해 민주당 선거인단 신청 사실을 밝힌 뒤 “인생곡으로 ‘여자대통령’을 한 곡조 뽑으신 추미애 후보님께 마음이 간다”고 적은 바 있다.


1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백혜련 최고위원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민주당 선거인단을 신청하고 특정 후보 배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등 상도의 없는 행위를 했다”며 “명백한 경선 개입이며 ‘역선택’을 조장하는 것으로 상식 이하의 언행이며 악의적 정치 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최고위원도 “선거인단 참여 소식에 한편으로는 참 기쁘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정말 정치를 이렇게 하는가, 이렇게 정치를 불신의 구렁텅이로 몰아가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소한 제1야당 지도부라면 품격있게 정치를 하자”고 비난했다.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도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고 말을 보탰다.


이에 앞서 전날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제1야당의 지도부 구성원이 타당의 당내 경선에 부당하게 개입하며, 자당 지지자들의 집단적 역선택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공직선거법에서도 제한하고 있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태”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최고위원의 행동이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민주당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 국민들의 의사가 포함된 당내 경선에서 역선택 논란은 항상 있었지만, 실제로 발생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구나 민주당은 선거인단 모집이라는 중간 절차를 둠으로써,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진행하는 일반 여론조사와 비교해 역선택 가능성은 더 작다는 분석이다.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우상호 의원은 “항상 말은 많았지만 (역선택이라는 게) 한 번도 현실화된 예가 없다”며 “우리나라 국민은 좋아하는 정당에 가서 좋아하는 후보를 뽑지, 다른 정당의 후보를 비판하고 욕을 할지언정 개입해서 거짓 선택을 만들어내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 최고위원 한 사람에 의해 여러분의 선거 결과가 왜곡되지도 않을 것이지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민주당 경선 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자인하는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이 다수의 대중을 선동해 민주당 경선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게 사실이면 그 즉시 우리당 최강의 잠룡”이라고도 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이른바 ‘조국·추미애 리스크’를 우회적으로 인정한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최고위원의 행동을 ‘역선택’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난함으로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야당에 유리한 후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 전 장관의 출마가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만들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만 올려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었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대변인이 나서서 제가 자당의 약체 후보를 지원하는 역선택을 선동한다고 했다”며 “(경쟁 후보도 아니고) 대변인이 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역선택’이라고 하면 추 후보는 뭐가 되느냐.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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